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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문화의 메신저, 다문화가정 결혼이주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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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12.03
조회
2924

음식 문화의 메신저, 다문화가정 결혼이주여성



서양 세계에 우리 한국을 최초로 소개한 네덜란드인 하멜이라는 선원 이래 수 백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외국인이 전혀 두렵지도 낯설지도 않은 다문화시대에 살고 있다. 아직은 전체인구비율로 보면 큰 비율은 아니지만, 한 해에 20%가 넘는 증가 추세를 보면 한국사회의 다문화사회 이동은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바야흐로 다문화 국가가 되어 가는 것이다. 


다문화 가족 그림


우리나라 사회의 다문화가정의 증가는 한국사회의 새로운 계층으로 편입되어 이들 가정만의 특성을 지닌 가정 및 사회생활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다문화가정은 ‘결혼’이라는 환경의 변화와 함께‘이주’라는 생활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문화적 충격과 이에 따른 문화에 대한 적응 스트레스가 가중된다. 이는 이주 여성 개인은 물론 가족 전체의 위기로 나타나게 된다. 다문화시대를 긍정적으로 보는 측면에서는‘더불어 사는 사회, 글로벌한 사회’로 이야기한다. 현재 우리의 다문화적 이해 수준은 그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고, 반면에 우리나라와 같은 단일민족이, 단일문화에 익숙한 우리들이 다문화시대를 맞이하여 세계에서 유래 없이 빠르게 정착되어 문화적응이 되어간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문화적응이란 서로 다른 두 개의 문화가 지속적으로 직접적인 접촉을 하여 문화변화가 생기는 것으로 정의된다. 즉 한쪽 문화에서만 일방적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두 문화가 서로 상호 영향을 받아 함께 변화되어가는 과정이다. 이는 능동적 과정으로 다양한 문화적 상황과 접촉하면서 조화를 이루어가는 과정과 결과이다. 일반적으로 가정 내 식생활문화에서 나타나는 문화적응은 가정에서의 식생활문화에 대한 행동, 가치관, 신념, 습관 및 전통 등에 있어서 주된 문화 즉, 주류가 되는 가정에서의 식생활문화에 가까워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남편 쪽의 식생활문화가 주된 가정에서의 식생활문화로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문화가정 여성들은 가정에서의 식생활문화 속에서 한국 음식문화에 대해 대체적으로 자발적인 순응의 양상을 보였는데, 이와 더불어 모국의 음식문화에 대하여 주체적인 행위들을 동시에 실천하는 등 가정에서의 식생활문화 내에서 음식 문화를 변용하고 있었다. 이는 대체로 순응보다는 문화 간 통합을 지향하는 통합지향적인 성격을 띠고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표출하면서 가정에서의 식생활문화에 적응하고 있었다. 


식생활문화 중 가장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것은 장담그기, 김치 담그기 등이었다. 또한, 한국음식이 맛이 있고, 건강하게 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문화가정 이주 여성들의 모국 음식은 배우자와 배우자 가족들에게 거부당하고 있고, 이에 대한 갈등과 스트레스는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그들은 한국 배우자와 배우자 가족들이 무조건적인 동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막장 된장

<우리나라의 막장 된장>


다문화가정 결혼이주여성의 또 하나의 큰 어려움은 한국 음식에 대한 기호 차이에서 비롯된다. 대체적으로 이주 여성들은 한국 음식문화 중 매운맛에 대한 적응이 가정 어려웠다고 하였다. 즉 한국의 매운맛은 동남아에서 온 여성에게는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었으며 맵고 짠 음식은 밍밍하고 달게 먹는 일본여성들에게 적응하기 어려운 음식 맛으로 나타났다. 또한 된장과 청국장 같은 독특한 향이 풍기는 음식에 대한 거부감도 매우 크다고 하였으며, 바다가 없는 곳에서 살았던 몽골 여성들과 같은 경우는 어류를 거의 접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의 해산물에 대한 거부 경향이 많았다. 이러한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과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것은 영양불균형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에너지는 물론 문제가 되는 주요 영양소(단백질, 칼슘, 철분 등) 섭취 불균형은 우리나라 음식에 대한 이해와 인식 부족에서 비롯된다. 즉, 우리는 당연하게 여기는 식생활 행동들이 그들에겐 어렵고 생소하고 또, 그게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영양·식생활 문제로 나타나지만, 조금 후에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서 나타나는 영양·식생활 문제로 더 나아가 영양·건강 문제로 나타날 것이 염려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문화가정 여성들은 우리의 먹을거리를 좋아하고, 또 그들의 모국의 먹을거리를 소개하고 싶어 한다. 즉 음식문화 메신저 역할을 하고 싶어 하며, 또 다양한 형태로 가정에서 마을에서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먹을거리는 국적이나 민족을 불문하고 우리에게 필수적인 기본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가장 자주 접하고, 또 우리 인간들이면 누구나 늘 함께 하는 먹을거리는 다문화시대에 좋은 소통의 수단이 되고, 또 적응과 융합의 기반이 될 것이다.


<동남아풍 메밀소바>

<동남아풍 메밀소바>


우리가 준비해야 할 진정한 다문화시대에서 필요한 것은 동화와 배제의 정책을 넘어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하는 공존의 문화사회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즉, 다문화가정의 구성원은 분명히 한국인으로서, 우리 사회의 인적 자원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들과 함께 소통하고 함께 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역할은 다문화사회를 이해하고 인식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다문화가정과 소통능력이 필요하다. 쉽게 소통할 수 있고, 또한 꼭 소통이 되어야 할 먹을거리로 부터의 소통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맞이해야 하는 다문화시대는 인종도, 국적도, 언어도, 문화도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먹을거리를 통해서 만나고 함께 나누고, 소통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것이 진정한 다문화시대를 준비하는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 



* 본 원고는 대학신문(2012), 인구교육학회지(2010), 지역다문화인식개선사업보고서(2014) 내용에서 발전하였습니다.



김정현 (교수) -배재대학교 가정 교육과 교수, 대전 서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 -다양한 강의 및 연구 활동을 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이주 여성들의 식생활문제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다문화 가정을 위한 연구 지원활동을 집중적으로 수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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