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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소식품에 대해 알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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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2.04
조회
3479

효소식품에 대해 알고 싶어요

며칠 전 오랜만에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던 중 아내가 불쑥 질문을 던졌습니다. “여보! 요즈음 각종 매체를 보면 효소식품에 대해 광고를 많이 하던데, 도대체 효소식품이란 무엇이며, 어디에 효과가 있어요?”라는 것이었습니다. 『평소에 다른 전문가들이 신문이나 TV에서 설명하면 잘 따르고, 내가 설명해 주면 수긍을 잘 하지 않던 나의 영원한 야당인 아내가 오죽 궁금했으면, 아니면 신문이나 TV와 같은 공공매체에서의 효소식품에 대한 설명이 얼마나 시원하지 않았으면 이젠 나에게까지 스스로 질문을 다 할까?』라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설명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아내의 질문은 “”로, 저의 답변은 『』로 표현하되 간단한 대화형식으로 풀어 써 보았습니다.)


담소하는 부부의 그림


“효소식품, 효소식품 하는데 도대체 효소식품이란 뭐예요?”  


『우리 몸에서 모든 요소가 제 기능을 하도록 돕는 것이 바로 ‘효소’인데, 효소식품이란 말 그대로 ‘효소단백질 자체 또는 효소단백질이 들어가 있는 식품’을 말하지요』


“그렇다면, 현재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시중의 효소식품은 대부분 어떻게 만드나요?”  


『일반인들이 흔히 볼 수 있는 효소식품의 대부분은 식품원료와 설탕의 비율이 약 1:1(무게비) 정도 되게 하여 추출하거나 숙성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죠.』


“아! TV에서 종종 소개되는 OO효소식품도 그렇게 만든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설탕이 이렇게 많이 들어가면 효소가 만들어 질 수 있나요?”  


『아주 중요한 지적이네요. 설명이 조금 길어져도 집중해 주세요. 먼저, 효소식품이 갖추어야만 하는 필수 조건이 있어요. 첫째로 미생물 접종에 의한 발효가 일어나서 효소단백질이 만들어 지거나, 둘째로 원래의 원료 식품 속에 효소가 이미 들어 있었거나, 셋째로 외부에서 효소를 첨가하거나 하는 등의 조건들이 반드시 제공되어야만 하지요. 그런데 현재 각종 매체에서 광고하거나 시중에서 흔히 접하는 효소식품의 경우 첫째나 셋째의 요건은 거의 구비하지 못하고 극히 일부의 경우 두 번째 조건은 갖추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요. 게다가 문제는 또 있습니다. 앞서 지적한 세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었더라도 흔히 시도하는 방법인 원료식품과 설탕의 혼합비율이 1:1(무게비)인 경우라면, 높은 당 농도 때문에 미생물이 살아갈 수 없어서 미생물에 의한 발효가 일어나기 매우 어려우며, 기존에 이미 효소가 들어 있는 식품원료를 사용하였더라도 효소단백질의 변성이 일어나 효소활성이 사라질 확률이 높지요. 이런 사정이니 활력이 강한 효소로부터의 기능성을 기대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할 정도의 가능성 정도지요!』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는 효소가 들어 있는 식품이 없나요? 그리고 효소가 들어있는 식품의 기능은 무엇인가요?” 


『옛날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먹어왔던 식품 중에서 효소가 많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면, 발효식품의 대표적 식품인 김치종류(배추김치, 총각김치, 갓김치, 동치미 등등), 된장, 청국장, 각종 젓갈류, 호상의 유산균 식품 등이 손꼽히죠. 그리고 우유, 키위, 파인애플, 무, 배, 파파야 열매, 과일, 버섯, 마늘, 동물성 식품의 근육 속 등 자연적으로 효소가 들어 있는 경우도 흔히 있죠. 이렇게 효소가 다양한 종류의 식품 속에 들어 있는데, 효소의 종류는 너무나 다양하여 수천 가지 이상이 되며 그 기능도 소화작용, 노화방지 및 면역의 기능, 심지어는 항암의 역할도 있다고 보고되고 있죠. 그런데, 이러한 경우 유의해야 할 사항은 있습니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는 있지만 일반적인 효소단백질은 강한 열이나 강산, 강알칼리 조건에서는 쉽게 변성되어 원래의 효능을 잃게 되지요. 따라서 효소가 들어 있는 식품을 먹을 때에는 중성 정도의 pH에서 가열조리를 피하는 것이 좋아요. 물론, 식품 위생안전을 고려하여 살짝 데치는 과정(예비열처리, blanching)을 거쳐야 한다면 약간의 효소 기능 상실은 감안 해야만 하겠죠.』


<효소식품인 동치미와 효소를 함유한 된장, 김치, 무와 파인애플 등>

<효소식품인 동치미와 효소를 함유한 된장, 김치, 무와 파인애플 등>


“효소란 것은 다루기 상당히 까다롭고 예민하군요. 조금만 잘못 다루면 변성되니… 꼭 당신처럼… 그래서인지 얼마 전 신문 기사에서 읽었는데, 전문가께서 말씀하시길 효소는 섭취해도 우리 몸 속에서 신선한 형태로 흡수되는 정도가 미미할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맞아요. 효소단백질은 주변환경에 아주 예민하기 때문에 잘 다루어야만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만큼 값어치 있는 것이고 중요한 것이죠. 당신 남편처럼…만일 순수하게 분리•정제된 효소를 먹는 경우, 입이나 위장을 통과하면서 침 또는 위액에 의해 분해되거나 변성될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효소단백질을 미세하게 코팅하고 동시에 소장점막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갖춘 형태로 만들어 드셔야만 하죠. 이러한 기술은 관련 식품의약품산업체나 대학교 등의 연구소에서 이미 확보하고 있죠. 그런데 식품 속에 들어 있는 효소단백질은 어느 정도 식품의 다른 조직에 의해 상당 부분 보호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완전히 분리•정제된 효소를 섭취하는 경우보다는 이러한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앞에서, 효소식품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고 하셨는데…. 도대체 일반인들은 어떻게 확인하여 선택할 수 있나요?”


 『일반 식품 속에 효소가 들어 있는 경우와 ‘OO효소제품’처럼 효소제품의 형태로 출시되는 경우의 두 부분으로 나뉘어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우선, 일반 식품 속에 효소가 들어 있는 경우에는 무슨 종류의 효소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련 서적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식 홈페이지 등을 참고해서 정보를 확보하는 수 밖에 없지요. 요즈음은 소비자들의 지적 수준이 매우 높아서 서로 원활하게 잘 공유만 한다면 고급의 정보를 많이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오히려 두 번째인 효소제품의 경우가 더 문제인 것 같아요. 공공의 기업체에서 출시하는 효소제품의 경우에는 반드시 무슨 종류의 효소가 들어 있으며 어느 정도의 활성을 갖는지를 명확하게 표시해야만 신뢰할만한 제품이라는 것이죠. 예를 들면, “‘OO효소제품’에는 ‘XX효소’가 ‘2,000 unit’들어 있습니다.”라는 식의 문구가 명확하게 표기되어야만 하며 이때 ‘XX’효소’의 활성 측정 방법과 효소활성의 단위인 ’유닛(unit)’을 결정한 방법에 대해서도 함께 표시한 제품이라면 믿을 수 있겠죠.』


“갑자기, 너무 어려운 ‘유닛(unit)’이라는 용어를 쓰면 어떡해요? 좀 더 쉽게 설명해 줄 수 없나요?”


『예! 어렵긴 한데, 어찌할 도리가 없군요. 효소를 즐기려면 이 정도는 공부해야죠. 자! 배워 봅시다. 효소는 생명체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대사작용을 원활하게 수행되게끔 촉매역할을 해요. 이때 어떤 특정한 반응을 단위시간(일반적으로 ‘분’을 사용함)당 어느 정도 빨리 일어나게 하는지, 그 속도 값으로 계산한 수치를 ‘유닛(unit)’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이 값이 크면 클수록 효소는 활력이 강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z… z… Z…’ 아내를 찾는 핸드폰 진동벨 소리가 울려서 저희 집 부부의 대화는 이 정도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혹시 더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면 pschang@snu.ac.kr 으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장판식 교수 - 현 서울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 식품 관련 저서 집필, 언론 기고, 학술 연구를 하는 동시에 후학양성에 힘 쓰고 있다. 최근에는 효소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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