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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수 교수의 ‘맛의 비밀' 시리즈 - 카페인, 커피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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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7.17
조회
2141

노봉수 교수의 ‘맛의 비밀' 시리즈 - 카페인, 커피향   


<농심 강글리오 커피와 커피원두>

<농심 강글리오 커피와 커피원두>


   커피 좋아하는 애호가들은 맛과 향을 감지하고는 이내 자신이 마시는 커피의 원산지와 품질을 구분할 수 있다. 그 만큼 다양한 종류의 많은 커피를 맛을 보았고 그 미묘한 차이마져도 집중력을 발휘하여 구분할 수 있다. 


   포도주를 맛보고는 몇 년산의 어느 품종의 포도주인지를 감별하는 소믈리에와 다를 바 없다. 미국의 어느 커피 제조 회사에서는 장님들을 고용하여 커피 제품의 품질을 관리하는데 이들은 시력이 나쁜 대신에 후각과 미각은 기가 막히게 뛰어나 일반인들이 구별 못하는 미세한 차이조차도 쉽게 찾아 낼 수가 있기 때문에 이들의 놀라운 능력을 이용하여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도대체 커피의 향기 성분은 몇 가지나 될까? 너무 많아서 보통 사람들은 기계로 분석한 것조차도 구분해 내기가 쉽지 않다. 보통 300~1,000 여 가지 정도의 휘발 성분들이 혼합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우 다양한 성분들이 향과 맛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커피가 다양한 맛과 향을 낼 수 있는 것은 우선 어떤 종류의 커피이냐? 즉 원두의 품종이 어떤 것이며 커피나무가 어느 지역에서 생산된 것이냐 하는 문제다.  커피는 생산지역의 해발고도와 기온, 강우량, 토양의 성분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커피의 3대 원두라고 한다면 아라비카(Arabicas), 로부스타(Robustas), 리베리카(Libericas)를 말한다. 그 중에서도 아라비카 종이 가장 많이 재배되며 우수한 맛을 내는 고급 품종이기는 하나, 기후나 토양 등에 민감하여 재배하기 까다로운 커피다. 이러한 이유로 가격이 비싸지만 커피의 풍부한 맛을 즐기려는 애호가들은 대부분 아라비카 종의 원두를 고집한다. 


   아라비카 종의 원두는 로부스타 종의 원두보다 좀 더 품질이 고급스러운 커피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맛과 향이 깊고 풍부하다. 그러나 때때로 로부스타 원두를 이용해서도 좋은 품질의 커피를 만들 수 있어 무조건 품질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갖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알려진 커피중에서 가장 비싼 블루마운틴 커피의 경우 초콜릿 향이 나면서 우아한 신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반하여 자바 커피는 풀 향기와 향신료의 냄새가 강하면서 쓴맛이 나는 특징이 있다. 취향에 따라서 이런 종류의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어떤 상태에서 얼마 동안 보관을 하였느냐에 따라 커피 맛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커피 원두의 향은 지방을 좋아하는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어 보관온도나 산소등의 노출과도 같은 변수에 따라 신선도가 매우 달라질 수가 있다. 수확한 지가 1년 미만, 2년 미만인 콩, 2년 이상 된 콩으로 보통 원두의 품질을 구분하는데, 좋은 등급을 받은 커피라 할지라도 수확한 후 얼마나 지났는지에 따라 더 낮은 등급의 커피를 마실 수가 있는 일이다. 따라서 등급을 받은 지 몇 년이 지났는가 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커피 향은 주로 지방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어 지방이 산패되면 산패취로 말미암아 커피의 맛과 향에 영향을 미쳐 등급이 낮은 커피 원두로 전락하고 만다. 


    생두는 고유의 맛을 품고 있지만 볶는 순간부터 볶는 온도와 볶는 시간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낸다. 따라서 어떤 조건에서 볶느냐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로스팅만을 전문으로 하는 로스터들이 에스프레소용으로 로스팅할 때는 볶는 정도를 시티에서 풀시티 전반부 사이로 오일이 나오지 않을 만큼 볶아주고, 우유나 소스를 넣는 베리에이션용으로 로스팅할 때는 좀 더 오일이 생기는 풀시티 후반부 쪽으로 볶는다.


    원두를 볶는 로스팅 공정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혼합해 주는 블렌딩 과정이 필요한데 어느 나라의 원두를 몇 퍼센트의 비율로 섞느냐, 혹은 어떤 품종의 원두들을 각각 얼마나 볶아서 섞느냐에 따라 커피 맛은 천차만별로 나타난다. 다양하고 맛있는 커피를 먹고자 하는 사람들은 항상 블렌딩에 관심을 둔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커피가 처음 소개되었을 때는 주로 쓴맛을 선호하였으나 이후에는 신맛을 찾았고 다시 신맛 나는 커피에 향을 더한 것을 찾는 쪽으로 변하여 왔다. 쓴맛이 주로 나는 커피가 단맛을 내기도 하는 등 다양한 커피의 맛이 바로 이 블렌딩 과정을 통하여 창조된다. 이처럼 많은 커피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인스턴트커피는 원두커피와는 다르게 추출 과정을 통하여 커피 향을 뽑아내는데 너무 높은 온도에서 추출을 하면 향은 많이 나오는데 향미가 변질될 우려가 있고 너무 낮은 온도에서 추출을 하면 향은 좋을 수 있을는지 몰라도 수율이 떨어져 경제성에 어려움이 뒤따른다. 커피 원두를 볶는 과정에서도 커피향이 날아가므로 이를 잡아서 포집하였다가 마지막 공정에서 농축한 커피 향을 재주입하는 아로마 리커버리 프로세스(Aroma recovery process)를 도입하여 보다 질 좋은 커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최근 소개되는 커피중의 경우 낮은 온도에서 추출하는 과정을 몇 번 더 반복하여 품질이 우수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제품을 소개하기도 한 바 있다.


     커피를 만들고 제조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나 각 가정에서 볶은 커피는 어떤 상태로 보관하느냐에 따라서도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 커피향의 성분들이 대부분 기름 성분이거나 기름을 좋아하는 성분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공기와 습기의 접촉이 많아지거나 온도가 높은 조건에서 보관하게 되면 산패가 빨리 진행되므로 가능한 낮은 온도에서 밀봉하거나 진공상태로 보관해 두는 것이 오랜 기간에 걸쳐 좋은 품질의 커피향을 느낄 수 있는 비결이다. 무엇보다도 냉동 칸에 진공으로 보관하는 것이 가장 신선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일이다. 그것은 볶는 과정에서 커피 분말의 조직이 변하여 많은 구멍들이 생기고, 그 구멍 속으로 공기중의 산소 뿐만 아니라 다른 냄새와 습기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산소와 커피향의 만남은 바로 변질된 커피 맛으로 진행된다. 

   가능하다면 좋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소량 단위로 구입하는 것이 좋은 방법 중에 하나이다. 비록 번거롭기는 하나 좋은 향의 커피 맛을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노봉수 교수 ◦ 현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맛의 비밀’ 저자 ◦ 식품 관련 저서 활동, 언론 기고, 학술 연구 등 한국 식품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동시에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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