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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신 교수의 ‘식품과 알레르기’] 알레르기-흙장난-유산균의 연결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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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2.13
조회
401

 

한영신 교수의 ‘식품과 알레르기’ 시리즈 : 알레르기-흙장난-유산균의 연결고리


<그림. 다양한 알레르기>

<그림. 다양한 알레르기>


많은 의학자들이 의학기술이 발달하면 질병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세상을 둘러보면 여전히 극복하지 못한 질병이 많고, 예상하지 못한 질병이 출현하여 질병에 대한 걱정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산업사회가 되면서 증가하고 있는 질환 중 하나는 알레르기이다. 알레르기는 선진국이 된 나라에서 증가하여 ‘선진국병’이라고도 한다. 선진국이 되면 질병이 줄어들어야 할 것 같은데 왜 알레르기는 선진국에서 증가하는 것일까? 알레르기라는 질병을 살펴보면 ‘아하 그렇구나’ 이해하게 될 것이다. 


알레르기는 면역 이상반응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면역은 우리 몸에서 외부의 균이나 기생충으로부터 신체방어를 담당하는 시스템이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인간은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진화의 역사라 할 수 있다. 면역체계는 변화하는 병균에 대항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런데 인간이 기술과 의학을 발달시켜 환경으로부터 균을 제거하고 예방접종을 하여 병에 걸릴 위험이 줄어들면서 면역체계는 갑작스럽게 다른 환경에 처하게 된다. 즉 싸워야할 기생충이나 병균을 접할 일이 너무 적어지게 된 것이다. 


면역체계가 병이 날 때만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실제는 항상 일을 하고 있다. 인간은 균에 둘러싸여 살기 때문에 면역체계는 항상 일을 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일을 통해 균형과 힘을 유지하게 된다. 면역체계가 지속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면 균형과 힘의 유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이 문제 중 하나가 알레르기이다. 


면역체계는 인체를 해할 수 있는 균에는 대항해야 하지만 인체에 해롭지 않은 외부물질에 대해서는 반응하지 않는 ‘관용작용’이 나타나야 한다. 사람들 중에는 면역체계의 관용작용에 문제가 생겨 인체에 해롭지 않은 외부물질에 대해 면역작용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면역체계의 과민반응을 ‘알레르기’라 한다. 외부물질에 대해 싸우도록 프로그램 된 면역체계에게 외부물질에게 싸우지 않도록 하는 관용작용은 매우 어려운 미션이다. 매우 어려운 조절작용이 필요한 면역체계에게 지속적인 훈련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깨끗한 환경으로 인해 면역체계의 균형이 깨져 알레르기가 발생한다는 것이 ‘위생가설’이다. 외국의 유명한 연구 중에 알레르기 증가가 알레르기 원인물질에 일찍 노출되는 것이 원인일 것이라는 것에 가설을 두고, 개나 고양이 등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동물에 노출이 된 아기들의 알레르기 발생을 조사 한 연구가 있었다. 


그런데 개, 고양이 등에 일찍 노출 된 아기들이 후에 알레르기 발생이 낮아지는 의외의 결과가 나타났고, 예상치 못한 결과의 설명으로 어릴 적 적절한 균의 노출은 면역체계의 훈련에 필요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 면역체계의 과잉반응으로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생가설이 등장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옛날처럼 흙장난을 하게 하면 알레르기 발생이 낮아진다는 이야기는 위생가설에 근거를 두고 한 말이다. 


<그림. 장 속의 유산균>

<그림. 장 속의 유산균>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는듯하다. 열심히 기술과 의학을 발전시켜 감염에 의한 질병 발생을 낮추어 놓았더니 알레르기라는 복병이 나타나니 말이다. 알레르기 발생을 낮추기 위해 옛날 생활로 돌아가야 할까? 아이를 옛날처럼 흙장난을 시키려니 여러 가지 걸리는 것이 있다. 더러워지는 것을 참아야 하고, 실제 균 감염으로 병에 걸릴 확률도 높고, 최근에는 놀이터가 우레탄으로 바뀌어 모래놀이 할 모래를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에는 과학자들이 알레르기 증가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유산균음식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김치나 장류 등 전통적으로 발효음식을 많이 먹고 있기 때문에 한국적인 식사를 하면 알레르기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알레르기 예방과 치료를 위한 유산균 제품이 개발되면서, 국내에 유산균 열풍이 불어온 듯하다.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는 엄마들이 내 아이에게 유산균을 먹이지 못하면 뭔가를 잘못하는 것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유산균을 꼭 먹어야 하는 것일까? 유산균의 장점이 있으니 먹으면 좋은 부분이 있는데 좀 더 알고 먹으면 좋을듯하다. 국내 유명한 모회사의 유산균 연구를 수행하고 국내 유산균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친 한 사람으로서 연구를 수행하면서 알게 된 전문 지식을 좀 알려주려고 한다. 


유산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히 많은 종류가 있는데 균마다 작용이 다르다.

 

 첫째, 무작정 먹기 보다는 내가 먹고자 하는 유산균이 내가 목적하는 바와 맞는지를 확인하고 먹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장에 문제가 있어 섭취를 할 경우 장에 좋은 것으로 확인된 유산균을 먹으면 효과적이다.

 

 둘째, 유산균 섭취로 인한 효과를 보기 위해서 섭취해야하는 유산균 수가 있다. 알레르기 예방이나 치료 연구를 해보니 하루에 109~1010개를 먹어야 효과가 있었다. 그러니 제품을 살 때 균수를 확인하자. 108개는 109개보다 10배가 적은 것이리 때문에 같은 양을 먹기 위해서는 108개 유산균을 10개를 먹어야 109개 먹은 것과 같다.

 

그러면 유산균을 먹으면 나의 대장의 균총이 바뀌게 될까? 

대변의 2/3 이상이 균이라고 할 만큼 장에는 균으로 가득 차 있다. 장내균은 주종을 이루고 있는 균총이 있어서 쉽게 바뀌지 않는다. 몸에 좋은 유산균을 먹었어도 먹다가 끊으면 2-3주내에 균총이 원래대로 돌아오게 된다. 유산균을 먹어서 장내 균총을 바꾼다는 것은 단기간의 효과이니 내게 필요한 기간이 얼마인지 알고 먹어야 할 것 같다.


그러면 장내 균총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장유산균 전문가들은 장내 좋은 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좋은 균이 좋아하는 먹이를 주라고 권장한다. 즉 좋은 균이 좋아하는 식품을 먹으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연구가 많지는 않으나 영양학에서 권장하는 다양한 채소가 유익한 균이 좋아하는 먹이이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발효음식과 채소를 많이 먹는 한국식 식사가 알레르기 예방에 가장 좋은 음식이다. 좋은 것을 멀리서 찾을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가치를 다시 생각할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영신 교수   - 현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주)뉴트리아이 대표   - ‘식품알레르기’와 ‘아토피피부염’을 주제로 다양한 연구 활동과 함께 방송 프로그램에 전문가로 참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안먹는 아이 잘먹는 아이>, <내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알레르기의 올바른 이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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