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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음식, 보쌈김치가 아닌 보褓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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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7.12
조회
527

북한 개성음식, 보쌈김치가 아닌 보褓김치


  최근 지인들에게 개성 음식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이야기하면, 대부분 “개성음식은 역시 보쌈김치이지”라고 반응한다. 생각보다 개성음식에 관심도 많고, 특히 개성 보쌈김치에 대해서는 일가견을 보였다. 역시 김치의 민족답다. 그런데 가만히 그들이 설명하는 보쌈김치에 대해 들어보면 이 개성 보쌈김치를 제대로 먹어 본 사람도 없는 듯하고, 또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도 드물었다. 김치 종주국이라는 한국에서 보쌈김치는 개성을 넘어 한국 김치의 대명사로 등극한 듯하지만, 사실 허명 높은 김치가 바로 보쌈김치이다. 통배추에 여러 가지 해물이나 재료를 넣어 싸 놓기만 하면 보쌈김치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나 전통 개성 김치는 이와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보쌈김치란 배추 잎에 파, 마늘, 생강, 고추 등을 채를 쳐 넣고 배와 밤, 대추 등과 낙지, 전복 등과 같은 해물을 넣어 보자기처럼 싸서 익혀 먹는 김치를 말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보쌈’이라는 음식이 더 유명한데, 이는 돼지고기 수육과 김치, 쌈을 주로 의미한다. 우리는 보쌈에서 김치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지만, 북한의 요리책에 나오는 돼지고기 보쌈은 돼지머리, 돼지족 등을 푹 삶아 뼈를 추려내고 보자기에 싸서 놀러 익힌 것으로 초간장, 새우젓국, 소금 등을 찍어 먹는 것으로 나오지 정작 김치는 빠져있다. 


<사진 1.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보쌈김치>

<사진 1.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보쌈김치>


  원래 개성에는 포대기를 뜻하는 보褓를 쓴 보김치가 있었다. 이는 쌌다는 의미로 쌈김치로도 불렸다. 개성 출신 사람들은 말하기를 보쌈김치라는 말은 개성 본고장 말이 아니라고 한다. 어쩌다가 보쌈김치란 이름이 생겼는지 모르지만, 개성에서는 ‘보김치’ 혹은 ‘쌈김치’라고 한다는 것이다. 쌈김치가 보쌈김치로 이름이 바뀌듯이 맛이나 법도가 차츰 변했다고 한다. 본디 개성에는 속이 연하고 길며 맛이 고소한 개성배추라는 종자가 따로 있어 개성 보김치는 이 개성배추로 담가야 제격이라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있는데 바로 일제강점기인 1940년에 홍선표가 지은 요리서인 <조선 요리학>이다. 여기에는 당시 유명했던 통김치 중에 셩성(서울)의 육상궁 통김치와 개성의 보김치가 나온다. 이를 원문 그대로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개성보開城褓김치라고 유명有名한 것은 개성배추開城白寀는 우에서 말삼한 것같이 배추중白寀中에는 代表的 白寀로 통이 크고 이에 따라 닢사귀도 유난이 널분 까탉으로 보褓김치란것이 생기였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곳 배추白寀닢사귀로는 닢사귀가 적은 까탉으로 보褓로 쓸 닢사귀가 없는 것이다. 그런 까탉으로 보褓김치는 언제나 개성開城서만 만들게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보褓김치가 맛이 있다는 것은 모든 맛있는 고명을 褓같이 싸서 이키는 까닭으로 내음새라든지 맛을 이키는 까닭으로 내음새라든지 맛을 이러버리지 않고 보속에서 혼합混合하야 익는 까닭으로 다른 배추白寀 김치보다 맛이 있게 되는 것인데 배채닢을 두서너겹 펴놓고 보통김장때 고명이외에도 전복 낙지 굴 고기 등 여러 가지 물건을 써러 넣고 보같이 꼭 봉하였다가 먹을 때 그대로 통째 끄내여 먹는 까닭으로 고명 맛을 조금도 이러 버리지 않는 까닭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개성은 고려의 수도로서 가장 화려한 음식문화를 꽃 피웠던 곳이다. 개성 보김치도 이러한 화려한 음식문화의 최절정에서 만들어진 음식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고려시대의 개성에도 이 보김치가 있었을까? 고려 시대 관련 문헌에서는 이러한 기록을 찾기가 어렵다. 그러나 고려말의 유학자이었던 목은 이색 선생의 <목은집>에는 우엉과 파와 무를 섞어 담근 김치에 관한 아름다운 시詩가 나온다. 이에 따르면 ‘개성에 사는 유구柳玽가 우엉과 파와 무를 섞어서 담근 침채와 장을 보내 왔다’ 는 것이다. 고려시대 김치는 중요한 선물이었으며, 주재료는 배추가 아닌 우엉, 무 등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기록이다. 


柳開城玽。 送牛蒡,蔥,蘿蔔幷沈菜醬。

유 개성(柳開城) 구(玽) 이 우엉과 파와 무를 섞어서 담근 김치[沈菜]와 장(醬)을 보내오다.


天生衆味益吾人。하늘이 뭇 맛을 만들어 사람을 유익케 하니 

浹骨淪肌養粹眞。뼈와 살을 흠뻑 채워서 진수를 길러 주는데 

製造巧來尤有力。제조하길 교묘히 하면 더욱 유력하거니와 

吟哦飽後動如神。읊조림도 배부른 뒤엔 신처럼 발동한다네

春風下種形初茁。봄에 씨 뿌리면 형상이 처음 터 나오고 

秋露收根體自津。가을에 뿌리 거두면 몸통에 진액이 찬다오 

工部一聯時三復。공부의 한 연구를 수시로 되풀이해 읊으며 

回頭錦里不全貧。가난치만 하진 않았던 금리를 회상하노라 


  이렇게 고려시대 개성김치는 이후 보김치로 진화한 듯하다. 그러나 언제부터 보쌈김치가 만들어졌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단지 보김치는 1900년 전후, 품종 개량을 통해 현재처럼 속에 꽉 찬 결구형(結球型) 배추가 만들어지면서 개발된 김치로 보인다. 보김치가 서울이 아닌 개성김치로 자리를 잡게 된 것도 보김치를 만드는 배추의 원산지가 개성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쌈김치가 개성 김치로 명성을 얻게 된 또 다른 이유는 개성에 부자 상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보쌈김치에는 고명으로 각종 해물과 과일이 많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담그는데 워낙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담그기 어렵다. 그러나 과거 송도상인으로 유명한 개성상인들은 화려한 음식문화를 향유하였고, 보쌈김치를 담글 수 있을 만큼 재력이 있었으므로 개성에서 퍼졌다는 것이다.


<사진 2. 보쌈김치 만드는 모습>

<사진 2. 보쌈김치 만드는 모습>


  1940년의 <조선요리학> 뿐만 아니라. 이후 <우리 음식>(1948)에도 보김치(褓沈菜)로 나온다. “재료는 통김치와 같으나 단지 배추는 속대로 좋은 것만 골라서 쓴다. 속 고명에 낙지 굴 전복 밤 배 등도 넣는다. 배추와 무를 4센치 가량으로 잘라 소금에 저린 것을 기외 여러 가지 고명과 섞으며 소금물을 홈빡 먹은 배추 잎에다 적당하게 (담는 그릇에 한 개가 가뜩 차도록)싸서 독에다 넣고, 국물도 통김치와 같이 붓는다. 먹기 좋게 익으려면 한 달가량 걸린다.”고 하였다. 반면 1957년의 <이조궁정요리통고>과 1943년 <조선요리법>에는 보쌈김치로 나온다. 이때쯤이면 보김치와 보쌈김치가 혼용되어 쓰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얼마 전 경기도 광릉수목원 근처 아름다운 한옥 한식집에서 뜻밖의 보쌈김치를 만났다. 예쁘게 배추 잎으로 싼, 국물이 가득한 김치였다. 국물 맛도 너무 담백하고 향긋해서 어떻게 만들었는지 물어보니 이는 바로 개성 보쌈김치라고 하면서 그 비결이 바로 오래전부터 이 댁에서 넣어왔던 향채인 ‘고수’라고 하였다. 낙지나 해물 등이 들어가지 않은 대신 고수 향을 담은 향긋한 개성 보쌈김치였다. 어쩌면 이게 바로 개성 보김치의 원형에 더 가까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이 보김치가 화려한 개성 보쌈김치로 진화되었을 것이다.


  2013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김장문화 (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 가 등재되었다. 그런데 젊은 친구들은 보쌈은 알아도 개성 보김치는 잘 모른다. 한국은 지금 세계 속 김치 종주국을 꿈꾸면서 국가연구기관으로 세계김치연구소를 만들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김치 수출량보다 김치 수입량이 더 많은 이 아픈 현실을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


  보쌈김치는 굳이 다시 설명하지 않더라도 맛난 고급 재료들이 총망라되어 만들어지는 최고의 김치이다. 김치가 밥의 부속물이 아닌 한 가지 메인 디쉬로서의 가능성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김치이다. 개성의 보쌈김치에는 개성상인의 미식 감각과 미적 감각까지 녹아 있다. 이제 개성상인의 빼어난 마켓팅 정신까지 받아들여 세계에 우리 개성 보쌈김치를 적극적으로 수출해 보는 것을 노려보아도 좋지 않을까 싶다.







 정혜경 교수  -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채소의 인문학’ 저자  - 한국식생활문화학회 회장과 대한가정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의 식품산업진흥 심의위원과 한식 자문위원으로 있으면서 우리 음식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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