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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의 빼어난 고기구이, 설야멱적에서 너비아니, 방자구이, 그리고 불고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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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9.20
조회
156

개성의 빼어난 고기구이, 설야멱적에서 너비아니, 방자구이, 그리고 불고기까지



최근 불고기의 유래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불고기는 한식 대표선수 격 고기구이로 세계인이 즐기는 코리언 바비큐로 유명하다. 부여와 고구려를 이은 유목민족의 후예로 북방계인 맥족貊族이 즐긴 고기구이인 맥적貊炙에서 불고기의 유래를 찾기도 하고, 반면 달달한 육수 맛과 간장 양념, 그리고 이름으로 미루어 일본의 고기구이인 야끼니꾸에서 불고기가 나왔다고 주장한다. 사실 누구도 확신하기 어렵다. 나는 음식으로 유명한 도시, 개성에서 빼어난 고기구이 문화의 흔적을 본다. 


 

<사진 1. 세계인이 즐기는 불고기><사진 1. 세계인이 즐기는 불고기>


고문헌 기록 속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고기구이 요리가 있다. 바로 설하멱적(雪夜覓炙)이다. 원래 ‘설야멱적’은 ‘눈 내리는 밤(설야 雪夜)에 찾는(찾을 멱覓)’ 적(구이 炙)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같은 고기구이라도 눈 오는 밤에 즐기면 더욱 맛있다는 풍류를 담고 있는 음식이다. 바로 이 설야멱적이 유명한 개성 고기 음식이다. 옛 우리 조상들은 고대에는 중국에까지 조리법이 널리 알려졌을 정도로 고기구이를 먹었으나, 고려 시대에는 불교 영향의 살생금지로 고기 조리법이 쇠퇴했다. 고려 말 원나라의 영향으로 옛 고기 요리법을 되찾게 되었는데,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에서 설하멱(雪下覓)이라는 이름으로 되살아났다. 


개성은 최고의 음식을 만들어내고 즐긴 곳이다. 개성상인들의 부가 있었기 때문으로 심지어 음식 사치가 가장 심한 곳이었다고 한다. 그런 개성답게 과거에도 역시 최고의 귀한 요리라고 할 수 있는 고기구이도 개성이 최고였던 것 같다. 이를 뒷받침하는 문헌이 바로 최영년이 지은 1925년에 나온 《해동죽지》이다. 


“설리적(雪裏炙), 이 음식은 개성부 안에 예전부터 전해온 이름난 음식이다. 만드는 법은 소갈비 또는 소염통․기름․훈채로 반숙이 될 때까지 구워 냉수에 담근다. 잠시 후에 숯이 타오르면 다시 완전히 익을 때까지 굽는다.


: 雪裏炙 此是開城府內古來名物 作法牛肋或牛心油葷 作炙炙至半熟沈于冷水 一霎時熾炭 更炙至熟 雪天冬夜 爲下酒物肉甚軟 味甚佳.” 


이 문헌의 내용으로 보면, 설야멱적은 개성부 안에서 예전부터 전해 온 음식으로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라 연암 박지원(1737~1805)도 설야멱적을 구워먹는 난로회를 개성에서 가졌던 것 같다. 그의 《만휴당기》에 보면, 눈 내리던 날 난로회를 가졌는데 온 방 안이 연기로 후끈하고 파와 마늘 냄새, 고기 누린내가 몸에 배었다고 썼다. 이때 박지원과 함께 난로회를 가졌던 이는 개성 유수로, 권력의 눈을 피해 개성으로 와 있던 박지원의 절친한 벗이었다. 친구와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술을 즐겼던 곳이 바로 개성이었다. 


이 설야멱적은 이후 조선 시대 고조리서에도 많이 등장한다. 1670년에 나온 《음식디미방》의 ‘가지 누루미’ 항목에는 “가지를 설하멱적처럼 하라”는 말이 나온다. 《산림경제》(1715년경)의 ‘치선(治膳)’ 편에도 ‘설하멱적(雪下覓炙)’이 나온다. 이후 1809년경의 빙허각 이씨가 지은 《규합총서》에도 설야멱이 나온다. “설하멱(雪下覓), 눈 오는 날 찾는다는 말인데, 근래 설이목이라고 음(音)이 잘못 전해진 것이다. 등심살을 넓고 길게 저며 전골 고기보다 훨씬 두껍게 썬다. 칼로 자근자근 두드려 잔금을 내어 꽂이에 꿰어 기름장에 주무른다. 숯불을 세게 피워 위에 재를 얇게 덮고 굽는다. 고기가 막 익으면 냉수에 담가 다시 굽기를 이렇게 세 번 한 후 다시 기름장, 파, 생강 다진 것과 후추만 발라 구워야 연하다.” 이렇게 냉수에 담그기를 세 번이나 한 것은 지금과 달리 질긴 고기를 연하기 하기 위한 비법이었으리라. 또 설야멱은 설하멱, 설리적(雪裏炙), 서리목(雪夜覔)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그런데 빙허각 이씨의 시동생인 서유구(1764~1845)는 《임원경제지》‘정조지’ 에서 개성사람들이 잘 만드는 음식으로 ‘筭炙方(산적법)’을 소개하였다. 이에 따르면 “살찐 쇠고기를 취해 2~3치[寸] 길이로 길게 썰어 기름과 장에 담그고 볶은 참깻가루를 뿌려 양쪽이 일치하게 대나무 꼬챙이에 꿴다. 모양은 주판에 펴놓은 것 같아 산적이라고 한다. 화롯불 위에서 돌려가면서 구워 익으면 먹는다. 소 심장, 창자, 간, 밥통, 천엽 등 고기를 서로 섞어 대꼬챙이에 꿴 것을 잡산적이라 한다. 구워서 달인 좋은 장에 담그면 장산적이라 한다. 개성사람들이 만든 잡산적은 즙 양념을 많이 묻혀 담그기 때문에 즙산적이라고 한다. 


: 取肥牛肉, 切作二三寸長條子, 漬以油醬, 糝以炒芝麻末, 竹簽貫之, 兩邊齊一, 如鋪筭然, 故曰筭炙。爐火上翻轉, 炙熟而薦。其用牛心腸肝肚膍等肉相雜簽過者, 曰雜筭炙。其於既炙之後用煉過羙醬浸醃者, 曰醬筭炙。開城人造雜筭炙多用汁料蘸醃, 曰汁筭炙。” 이라고 하였다. 


서유구는 놀랍게도 산적, 잡산적, 장산적 그리고 즙산적까지 그 차이점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이중 특히 개성사람들이 즙이 많은 산적을 잘 만든다고 하였다


 이러한 <임원경제지>를 인용한 듯 1923년의 이용기가 쓴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도 ‘집산적(汴散炙)’이 나온다. 집산적을 바로 송도(지금의 개성)의 명물로 소개하고 있다. “이것도 송도에서 만드는 것인데 만들기는 산적과 가티하야 만이 집나는 재료에 재엿다가 굽는 고로 집산적이라 하나니라”라고 하였다. 


<사진 2. 개성 반가에서 즐겨 먹던 너비아니>

<사진 2. 개성 반가에서 즐겨 먹던 너비아니>


소고기구이는 설야멱, 산적, 너비아니 그리고 방자 구이 등으로도 불렸다. 산적은 제사상에 주로 오르는 꽂이에 꿰어 구운 고기 요리이고, 너비아니는 반가에서 즐겨 먹던 양념한 쇠고기 구이로 근대 조리서에 많이 나온다. 이러한 고기구이들은 대부분 개성에서 많이 즐긴 고기구이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특히 재미있는 음식명이 바로 ‘방자 구이’ 이다. 그런데 고려 시대에 개성에 들어온 송나라 사신인 서긍이 기록한 <고려도경>에 바로 이 방자에 대한 기록이 등장한다. 


“방자는 사관使館에서 심부름을 하는 자들이다.…(중략)… 고려의 봉록俸祿이 지극히 박해서 다만 생과, 채소뿐이며 평상시에 고기를 먹는 일이 드물어서, 중국 사신이 올 때는 바로 대서大暑의 계절이라 음식이 상해서 냄새가 지독한데, 먹다 남은 것을 주면 아무지 않게 먹어 버리고 반드시 그 나머지를 집으로 가져간다.” 


그러니까 일제강점기 조리서에 등장하는 방자구이는 바로 방자가 급하게 구워 먹던 고기로, 양념하지 않은 생고기라는 스토리를 가지는데 소금으로만 구은 지금의 등심구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방자의 유래가 이미 고려시대에 수도였던 개성을 방문한 서긍의 <고려도경>에 등장하니 이때로부터 이어진다고도 보인다. 음식 스토리는 캐면 캘수록 재미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헌 캐기 이전에 개성사람들과의 인터뷰 자료나 개성음식 요리 책을 살펴본 바에 의하면 유명한 개성음식으로 무엇보다 많이 소개된 음식이 바로 고기구이였다. 생생한 증언인 셈이다. 우리 민족의 고기구이는 먼 옛날 맥족에서 출발해 개성의 설야멱적으로 화려하게 부활하고 산적과 너비아니, 방자구이로 그리고 불고기로 진화한 것 같다. 우리가 빼어난 고기 요리의 후예인 것은 확실해 보이고, 이의 중심에 있었던 도시는 바로 개성이었다. 







정혜경 교수  -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채소의 인문학’ 저자  - 한국식생활문화학회 회장과 대한가정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의 식품산업진흥 심의위원과 한식 자문위원으로 있으면서 우리 음식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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