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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후의 ‘복’을 받은 마을, 카오빙처럼 향기가 난다 '살아있는 민가의 활화석 마을 당가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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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2.26
조회
513

서태후의 ‘복’을 받은 마을, 카오빙처럼 향기가 난다 '살아있는 민가의 활화석 마을 당가촌'



사마천의 고향 한성(韩城)에는 680년 역사를 지닌 고건축 마을인 당가촌(党家村)이 있다. 기차역에서 10km 거리니 가까운 편인데 교통편이 나쁘다. 택시 타고 20분이면 도착한다. 입장권(약 10,000원)을 사고 들어서니 언덕 아래로 오랜 민가가 다닥다닥 붙었다. 당씨 집성촌으로 320호 1400여 명이 지금도 살고 있다. 고촌락에 오면 늘 흥분되는데 오랜 역사를 지녔기에 예상 밖으로 독특한 문화가 많기 때문이다. 


<당가촌 입구/당가촌 마을/건괵방형(왼쪽 위/가운데/아래), 절효비(오른쪽)>

<당가촌 입구/당가촌 마을/건괵방형(왼쪽 위/가운데/아래), 절효비(오른쪽)>


절효비(节孝碑)가 먼저 인사를 한다. 청나라 광서 황제가 칙령으로 하사한 비석으로 절개를 지키고 효행을 실천한 부인을 위한 기념이다. 신혼인 방위렬(党伟烈)은 부인 우(牛) 씨와 과거시험을 치르러 상경하는 와중에 병사한다. 졸지에 홀로된 과부는 당시 16세이었다. 이후 개가하지 않고 평생 시부모를 모시고 66세에 사망한다. 미담이 널리 퍼져 황제에게 보고돼 표창을 받게 된다. 비문을 받은 공동체는 패방을 짓고 공손하게 모셨다. 까치와 매화, 학과 사슴, 노인까지 석조와 전조로 화려하게 꾸몄다. 지붕에는 정교하게 용, 기린, 향로를 투조했다. 중간에 새긴 글자를 따서 건괵방형(巾帼芳型) 패방이라 부른다. ‘두건을 쓴 여장부의 모범’이란 뜻이다. 


대체로 공동체 마을에는 사당이 있다. 당가촌에도 천하당성일가(天下党姓一家) 편액이 걸린 당조사(党祖祠)가 있다. 1331년 처음 이주한 당서헌(党恕轩)의 신위를 모시고 있다. 아들 셋이 모두 장사로 성공해 가문이 번창했다. 이후 가(贾) 씨 집안과 사돈을 맺게 된다. 그 후손인 가장(贾璋)이 당가촌에 거주하며 상인으로 두각을 나타낸다. 두 집안은 상부상조 협력해 모두 거상이 된다. 가까운 거리에 가조사(贾祖祠)도 있다. 가조사에는 지신과 곡신을 뜻하는 사직(社稷)을 모신 가마 두 대가 있다. 두 신은 젊은 장군 모습이며 양쪽 벽에는 산고(山高)와 수장(水長)을 새겼다. 산 높고 물이 길어도 열심히 노력한다는 뜻을 담았다. 


<당조사 전당/분은원 경유여(왼쪽 위/아래), 당서헌/은전(오른쪽 위/아래)>

<당조사 전당/분은원 경유여(왼쪽 위/아래), 당서헌/은전(오른쪽 위/아래)>


<가조사의 지신과 곡신, 산고와 수장>

<가조사의 지신과 곡신, 산고와 수장>


청나라 중기부터 장사로 큰 돈을 벌자 주민들에게 일종의 주식을 발행했다. 분은원(分银院)을 만들어 수익을 나누는 창고를 세웠다. 마을 주민에게 기업 공개를 한 셈인데 상인의 올바른 자세를 잘 드러내 주는 사례다. 지금도 그 뜻을 보여주려는지 원보(元宝), 은으로 만든 은전이 보인다. 주판과 치부책, 붓걸이는 번성기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복(福)과 녹(禄)을 새긴 은전은 봉건시대 유물이긴 해도 귀엽다. 문 위 편액 경유여(慶有餘)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 ‘복은 여분이 생기는 일’이라고 보면 딱 맞을 듯 싶다. 공동체로 살았던 마을, 사람 냄새가 나는 듯하다.


서태후를 자희태후라 부른다. 서태후가 하사한 ‘복’, 자희사복(慈禧賜福) 글자의 자초지종이 궁금했다. 청나라 말기 한림학사를 역임한 당몽(党蒙)이 서태후로부터 하사받았다. 임기를 마치고 고향으로 올 때 가져와 당가촌의 자랑이 됐다. 마치 날아갈 듯한 학 한 마리가 ‘복’을 물어오는 듯한 자태다. 지금도 집집마다, 거실마다 그 옛날 역사를 잊지 않고 붙은 복이 자주 보인다. 


<자희사복(왼쪽), 서태후의 하사 ‘복’(오른쪽)>

<자희사복(왼쪽), 서태후의 하사 ‘복’(오른쪽)>


<경독/명경(위 왼쪽/오른쪽), 독경/시례제/충후(아래 왼쪽/가운데/오른쪽)>

<경독/명경(위 왼쪽/오른쪽), 독경/시례제/충후(아래 왼쪽/가운데/오른쪽)>


‘복’만큼 대문 위 문미(门楣)에 가로로 걸린 저마다의 편액도 볼만하다. 두 글자도 세 글자도 있다. 나름 주인의 품성을 드러내고자 했으리라. 주경야독인 경독(耕读), 충직하고 온후한 충후(忠厚), 경서에 밝다는 뜻으로 지방 과거에 합격한 명경(明经), 시경과 예기를 따라 배우는 집인 시례(诗礼), 진실과 존경의 독경(笃敬)도 있다.


안상공경(安详恭敬) 편액이 돋보이는 저택이다. 청나라 건륭제 때 장원급제한 왕걸이 직접 쓴 글씨다. 과묵한 자세로 공손하게 예를 다하는 선비의 의지를 잘 담았다. 건륭제 당시 재상을 역임하고 가경제의 스승이었다. 아들이 결혼할 때 황제는 신랑과 신부에게 용포와 봉관을 하사했다. 용과 봉황은 황제와 황후를 상징한다. 황제의 스승으로서의 대우를 받은 저택의 품격이 남다르다. 3대에 이르는 가족 초상화가 인상적이다. 모두 의관을 갖춘 대갓집 모양새다. 


<안상공경/삼대 초상/물 항아리(왼쪽 위/가운데/아래), 용포/봉관(오른쪽 위/아래)>

<안상공경/삼대 초상/물 항아리(왼쪽 위/가운데/아래), 용포/봉관(오른쪽 위/아래)>


마당에 있는 항아리에는 하늘도 살짝, 벽과 기둥도 들어왔다. 붕어 몇 마리가 헤엄을 치고 있다. 목조건물이라 불이 나면 가깝게 물이 필요하니 마당에 항아리가 많다. 안으로 들어가니 장원 모자를 비롯해 용포와 봉관이 전시돼 있다. 물론 하사받은 진품은 아니다. 많은 혼례 물건이 진열돼 있고 풍속도 엿볼 수 있다. 옷을 빌려 결혼 장면을 연출할 수도 있다. 


바로 옆에는 상인 저택인 광유제(光裕第)가 있다. 관리의 저택 편액과 비교하니 재미있다. ‘유’는 옷(衣)과 곡식(谷)을 뜻하며 집은 있으니 의식만 필요한 셈이다. 의식주 관념이 아주 명쾌한 문구다. ‘광’은 명예의 뜻도 있으니 모두 다 가졌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게다가 문을 열면 바로 목숨 ‘수(寿)’ 벽이 나오니 그야말로 욕심이 아주 풍성하다. 

 <광유제(왼쪽), 문성각(가운데), 공자행교상(오른쪽)>

<광유제(왼쪽), 문성각(가운데), 공자행교상(오른쪽)>


마을 끝에는 문성각(文星阁)이 있다. 6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당가촌의 상징이다. 6각 모양의 6층 높이다. 각 층에는 공자를 비롯한 유교 인물과 도가의 신들이 봉공돼 있다. 층마다 문이 있는데 1층 문을 여니 공자가 인사를 한다. 지성선사(至圣先师) 신위가 놓였다. 보통 대성(大成)이란 말을 앞에 쓰게 된다. 대성은 집대성을 뜻하는 말로 곧 공자를 이른다. 성인에 이르는 위대한 스승으로 봉공한다. 공자 사당이 대성전이나 선사전인 이유다. 두 손을 모으고 있는 공자상은 당나라 궁정 화가 오도자(吴道子)의 선사공자행교상(先师孔子行教像)이다. 워낙 유명한 그림이라 전국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문성이란 북두칠성 중 한 별로서 도교의 신이다. 문창제군이라고도 부르는데 문장의 신이자 과거를 관장한다. 중국인은 도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따지고 보면 공자를 비롯해 석가모니까지 도관에 끌어들이는 경향이 있다. 도교를 중심으로 유불선의 통합이 이뤄진다. 중국인은 전통신앙으로 여기는 도교의 신화나 관념, 교훈을 일상생활에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도교 문화를 알면 중국을 70%는 이해할 수 있다고 늘 생각한다. 


정협 주석을 역임한 국가 지도자인 리루이환(李瑞环)도 다녀갔다.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풍부한 역사문화를 담은 모습에 감동해 ‘민거괴보(民居瑰宝)’라는 글자를 남겼다. 당가촌을 상징하는 말이 됐기에 거리마다 새겼다. 괴보는 진귀한 보물이란 뜻이다. 괴는 귀신과 임금이 서로 합쳐져 그 뜻이 확장됐다. 아마도 둘이 합심해서 만든 물건이라서 그런 듯하다. 그냥 맘대로 해석했는데 그럴듯하다. 


<민거괴보/식자탑/카오빙 굽는 틀(위 왼쪽/가운데/오른쪽), 고소한 카오빙(아래)>

<민거괴보/식자탑/카오빙 굽는 틀(위 왼쪽/가운데/오른쪽), 고소한 카오빙(아래)>


마을을 나서는데 석자(惜字)라고 쓴 작은 탑이 보인다. 그러고 보니 마을 끝자락에도 석자로가 하나 있었다. 보통 고촌 입구나 광장에 하나씩 두는데 마을이 크다 보니 하나 더 보인다. 글을 소중히 아낀다는 말이다. 문자를 소중히 여겨 종이가 아무렇게 나뒹굴지 않게 태우는 장소다. 종이를 태우는 장소 옆에는 밀가루 빵인 카오빙(烤饼)을 굽는 아주머니가 있다. 열 줄 정도 가운데 뚫린 모양이 독특하다. 10위안으로 3개, 바삭바삭하고 고소하다. 종이가 타서 사라지고, 입으로 사라지는 빵도 어쩌면 다 소중하다. 종이나 빵은 사라져도 거기에 담긴 소중한 마음은 다 같다. ‘살아 있는 활화석’이자 민거괴보의 영예를 지닌 당가촌, 비록 반나절이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마을의 답사는 향기로운 추억이다. 







최종명 중국문화 전문가, 작가 및 강사  - 전 차이나TV 부사장, 2005년부터 중국 400여 개 도시 발품취재, 오마이뉴스 등 기고  - 한겨레 <차이나리포트>, EBS세계테마기행, 여행채널 TVIS 등 출연  - 한겨레 테마여행 동행작가 및 중국문화여행 기획인솔  - 중국역사와 문화에 관한 강의 (기업/학교/기관 등)  - 주요 저서: <꿈꾸는 여행, 차이나>(2009), <13억 인과의 대화>(2014), <민,란>(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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