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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 담긴 사랑’ 전설로 만든 국화 쌀국수 - 윈난 멍쯔 쌀국수 전설과 유채 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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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4.23
조회
335

‘다리에 담긴 사랑’ 전설로 만든 국화 쌀국수 - 윈난 멍쯔 쌀국수 전설과 유채 비빔밥



1909년 4월 13일, 베트남과 중국 서남부를 연결하는 전월철로(滇越铁路)가 개통됐다. 프랑스는 항구도시 하이퐁과 접경도시 라오차이 사이를 잇는 철로를 벽색채(碧色寨)까지 연장했다. 다음 해에는 쿤밍(昆明)까지 완성해 수탈의 통로로 사용했다. 험준한 산을 뚫어 터널도 많아 교량도 425개에 이른다. 건설 과정에서 사망한 중국인이 많았다고 알려진다. 지금도 멍쯔(蒙自)의 벽색채촌에는 기차역이 그대로 남아 명물이 됐다. 


쿤밍에서 남쪽으로 약 290km, 중국 남부의 가장 오래된 기차역으로 간다. 기차 바퀴와 강판으로 만든 구조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역 건물은 노란 담에 초록 창문으로 산뜻하게 꾸몄다. 쾌청한 하늘과 잘 어울린다. 철로 위를 걸어도 본다. 선로가 1m인 협궤라 미궤(米轨)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중국어는 미터를 그냥 ‘미’라 한다. 


사진 1 <1909년에 개통한 전월철로 벽색채 역>

<1909년에 개통한 전월철로 벽색채 역>


2월 중순이다. 한낮 기온이 25도가 넘고 화창한 날씨다.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다. 2017년에 개봉한 펑샤오강 감독의 <방화(芳华)> 덕분이다. 여주인공 포스터도 담벼락에 그려놓았다. 2018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7~80년대 인민군 문예공작단(文艺工作团) 소속 군인의 사랑과 질투, 시대의 아픔을 그렸다. 1965년부터 문화혁명 시대를 거쳐 마오쩌둥도 늘 입던 군복이 등장한다. 군복을 빌려 입고 영화 속 체험하고 있다. 


이전 역과 다음 역이 표시된 표지판은 오랜만에 본다. 옛날 기차도 정차돼 있다. 비단 우산을 들고 하늘색 윗옷과 검은색 치마를 입은 여성도 여럿 보인다. 국민당 정부 시절 옷차림이다. 철로가 생긴 후 3년 만에 청나라가 멸망했고 국민당이 통치했으니 당시 기차역에서 자주 보였을 듯싶다. 


사진 2 <영화 <방화> 여주인공 사진(왼쪽), 벽색채촌 역의 이모저모(오른쪽)>

<영화 '방화' 여주인공 사진(왼쪽), 벽색채촌 역의 이모저모(오른쪽)>


시내로 돌아가서 멍쯔를 대표하는 유명한 쌀국수인 궈챠오미센(过桥米线)을 찾아간다. 중국 윈난과 구이저우 일대와 베트남까지 쌀국수를 먹는다. ‘다리를 건너는 쌀국수’에는 전설이 있다. 동네마다 자기네 전설이 정통이라 주장하지만 멍쯔가 ‘정통’이다. 전문 식당을 찾아 들어간다. 식후경이라 했으니 전설은 나중에 들어도 되겠지.


커다란 접시를 놓고 간다. 접시 위에는 8개의 종지가 놓였고 샛노란 국화가 첫눈을 사로잡는다. 부추, 콩나물, 두부, 파 등이 조금씩 담겼다. 접시가 또 나오는데 얇게 썬 생선, 닭튀김과 함께 날달걀이 나온다. 이어서 탕이 나오는데 한 사람이 먹기에 너무도 크다. 너무 뜨겁기도 해 직원 한 명이 하나만 겨우 들고 온다. 마지막으로 나온 국수의 양도 어마어마하다. 생선과 고기부터 시작해 순서대로 모두 넣었다. 마지막에 국화까지. 상차림부터 넣은 순서, 완성까지 이런 쌀국수는 본 적이 없다. 


5시간 이상 끓인 닭 국물에 신선한 고기와 채소, 쫄깃한 국수도 제맛이다. 무엇보다 국화의 화룡점정이 독특하다. 쌀국수 메뉴도 ‘국화 쌀국수’다. 뜨거운 국물 안에서 향도 잃지 않아 은근하고 고소하기조차 하다. 명불허전이 따로 없다. 다른 지방에서 여러 번 궈챠오미센을 먹었지만 모두 짝퉁이 아니었던가? 식당 기둥에 전설을 쓴 액자가 걸렸다. ‘다리에 담긴 사랑’이란 뜻의 교지정(桥之情)에는 서생과 부인 그리고 어린 아들이 등장한다. 


사진 3 <국화 쌀국수 차림/재료를 다 넣은 후 국화 쌀국수(왼쪽 위/아래), 궈챠오미센 전설(오른쪽)>

<국화 쌀국수 차림/재료를 다 넣은 후 국화 쌀국수(왼쪽 위/아래), 궈챠오미센 전설(오른쪽)>


청나라 초기 남호(南湖)에 사는 서생이 놀기만 좋아했다. 부인은 ‘사내대장부가 출세에 뜻이 없고 놀기만 할 뿐 가족의 명예는 생각하지 않는구나!’고 질책했다. 서생은 반성하고 남호 안에 서재를 차리고 열심히 공부했다. 서생이 날로 허약해지자 부인은 보양식을 준비했다. 닭 국물을 끓이고 국수와 반찬으로 고기도 준비했다. 철없는 아들이 고기를 탕에 집어넣었다. 노역이 많았던 부인은 요리를 들고 다리를 건너다가 그만 혼절했다. 서생이 놀라 달려왔고 부인도 깨어났다. 다행히 탕은 쏟아지지 않았다. 뚜껑은 식었지만, 아들 때문에 생긴 고기 기름이 온도를 유지했기에 따뜻했다. 이렇게 우연히 생긴 비법으로 부인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요리했다. 서생은 열심히 공부해 과거에 합격했다. 다리를 건너 만들어준 쌀국수는 미담과 함께 널리 퍼졌다. 

 사진4 <멍쯔 남호 야경>

<멍쯔 남호 야경>


서생이 공부했다는 남호로 가서 야경을 구경한다. 부인이 건너던 다리는 아니겠지만 호수에는 쌀국수의 사랑이 녹아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누구에게나 일어날 일처럼 보이진 않는다. 세태가 바뀌어 남편 대신에 아들을 위해 애쓰는 엄마의 마음이라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때 그 다리와 호수는 아니지만, 밤낮없이 다리를 건너던 착한 아내의 발자국이 보이는 듯하다.


사진 5 <싱화 유채(왼쪽/오른쪽 위),  먼위엔 유채(왼쪽 아래), 설산이 보이는 먼위엔 유채(오른쪽 아래)>

<싱화 유채(왼쪽/오른쪽 위), 먼위엔 유채(왼쪽 아래), 설산이 보이는 먼위엔 유채(오른쪽 아래)>


우리가 엄동설한으로 힘겨운 시절인 2월부터 3월까지 윈난 동부와 구이저우 서부는 유채꽃이 만발하다. 우리나라의 96배에 이르는 중국, 2월부터 7월까지 유채 관광지가 무성하다. 남북으로 대략 1500km 차이가 나니 제철에 가야 제대로 만날 수 있다. 10대 유채 명소는 늘 인산인해다. 4월 내내 물과 함께 등장하는 싱화(兴化)와 7월 중순 설산과 한 묶음으로 자리 잡은 먼위엔(门源)은 지극히 아름답다.


두 성의 경계로 이동한다. 멍쯔에서 동북쪽으로 약 260km 지점이 유채로 도시 뤄핑(罗平)이다. 금계봉총(金鸡峰丛)은 카르스트 지형과 유채의 궁합으로 아주 인상적이다. 완만한 듯 봉긋한 봉우리는 유채 덕분에 더욱더 위용을 자랑한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자전거로 이동해도 좋다. 금계는 전설에 나오는 신비한 닭이다. 중국 최고 권위의 영화제인 금계백화영화제(金鸡百花电影节)에서 심사위원이 선정하는 상이다. 하늘이 흐려 금계봉은 더 예쁜 모습을 감췄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구이저우로 이동한다. 


사진 6 <금계봉총 자전거(왼쪽), 뤄핑 유채의 금계봉/봉우리(오른쪽 위/아래)>

<금계봉총 자전거(왼쪽), 뤄핑 유채의 금계봉/봉우리(오른쪽 위/아래)>


동쪽으로 90km 정도 떨어진 싱이(兴义)도 유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만봉림(万峰林)이 있기 때문이다.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 카르스트 봉우리와 유채는 민가와 함께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전동차를 타고 언덕길을 오르다가 멈추고 유채를 보고 또 이동하길 반복한다. 산에서 내려온 괴수가 마을을 괴롭히자 도사가 팔괘를 던져 만들어졌다는 팔괘전은 이곳의 자랑이다. 언덕에서 내려가 마을 오솔길을 10km 이상 되돌아가며 구경하는 코스다. 3km 정도 남기고 전동차에서 내려 길을 걸어도 좋다. 유채 속으로 푹 빠져들면 머리까지 샛노랗게 변한다. 


사진 7 <만봉림 팔괘촌(왼쪽 위), 만봉림 유채로 만든 무침(왼쪽 아래), 만봉림 마을의 유채(오른쪽)>

<만봉림 팔괘촌(왼쪽 위), 만봉림 유채로 만든 무침(왼쪽 아래), 만봉림 마을의 유채(오른쪽)>


길로 나온 아낙들이 유채를 팔기도 한다. 1kg에 2위엔(약 340원) 어치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식당 하나를 찾아 요리도 시키고 유채와 밥을 비볐다. 즉석 유채 비빔밥이다. 꿀맛이 따로 없다. 현지 음식도 먹고 신선한 채소를 이용해 만들어 먹어도 좋다. 유채가 피는 여행지로 가려면 미리 고추장과 참기를 가져가도 좋다. 선견지명이 있는 동행이 옆에 있으면 운이 아주 좋은 여행이다. 현장의 내음을 추억으로 담는 여행, 감칠맛이 나면 여행을 떠나자!







최종명 중국문화 전문가, 작가 및 강사  - 전 차이나TV 부사장, 2005년부터 중국 400여 개 도시 발품취재, 오마이뉴스 등 기고  - 한겨레 <차이나리포트>, EBS세계테마기행, 여행채널 TVIS 등 출연  - 한겨레 테마여행 동행작가 및 중국문화여행 기획인솔  - 중국역사와 문화에 관한 강의 (기업/학교/기관 등)  - 주요 저서: <꿈꾸는 여행, 차이나>(2009), <13억 인과의 대화>(2014), <민,란>(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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