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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하상도 교수의 ‘식품의 오해'] 미세 플라스틱과 식품안전

등록일
01.21
조회수
417

[하상도 교수의 ‘식품의 오해'] 미세 플라스틱과 식품안전


 얼마 전 세계 각국의 수돗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한 서해에서 발견된 붉은 바다거북의 배에서 비닐조각이 발견됐고, 최근에는 바다소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고 한다. 


 요즘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 등 ‘미세(微細)’라는 말이 화두다. 크기의 단위인 마이크로(micro)를 접두어로 붙여 표현하는데 사전적으로는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작음’이라는 뜻이다. 눈에 보이는 큰 이물질들은 웬만큼 인간이 제어했다. 그래서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것들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넘어 가고 있다. 


<사진 1.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

<사진 1.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


 작년 12월 7일은 리오 베이클랜드가 플라스틱이라 불리는 최초의 인공 합성수지인 ‘베이클라이트’의 특허를 획득한 지 110주년 되는 날이었다. 베이클랜드는 1863년 벨기에에서 태어난 켄트대 교수이자 화학자였는데, 1907년 포름알데히드와 페놀을 이용해 신물질 개발에 성공하고 자신의 이름을 따 베이클라이트(Bakelite)라고 명명했다. 이 플라스틱은 아무 모양이나 만들 수 있다는 뜻의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Plastikos)에서 유래됐다. 열이나 압력으로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강하고 가볍고 색깔을 맘대로 낼 수 있어 20세기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 불린다. 게다가 썩지도 녹지도 않고 절연성까지 뛰어나 당시 전열기나 전기제품 재료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썩지 않고 녹지 않는 그 유용했던 특성이 부메랑처럼 다시 인류에게 위협으로 날아오고 있다. 플라스틱이 일상생활에 대량 보급되면서부터 전 세계적으로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르는 ‘죽음의 알갱이’, ‘바다의 암세포’라 불리는 해양 환경오염의 주범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제품이 조각나 미세화 돼 크기가 5㎜ 이하가 된 합성 고분자화합물을 뜻한다. 


 플라스틱은 발명 직후부터 그 사용량이 급증해 왔고 대부분 일회용 포장제품으로 쓰인다. 사용 후엔 재활용되거나 매립, 소각되는데, 일부는 바다로 유입된다. 이들은 비스페놀A를 함유하고 있어 바다 속 독성물질들을 흡착, 축적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해양 동물에 섭취되면 결국은 인간에게까지 피해를 준다. 


<사진 2. 일부는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사진 2. 일부는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은 특히 해양환경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지난 2015년 중국 식료품점에서 구입한 15개의 소금 샘플에서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나오면서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후 스페인에서 실시한 모니터링에서도 21개 식용소금 모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이는 대부분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로 플라스틱 생수병 제조에 사용되는 성분이었다. 미국에서도 뉴욕주립대 메이슨 교수가 소금, 맥주, 음용수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 연구를 진행한 결과, “미국인은 하루 권장량인 2.3 g의 소금을 먹을 때 매년 660개의 플라스틱 조각을 섭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할 정도로 우리 주변에 항상 도사리고 있는 문제가 됐다. 


 우리가 미세플라스틱을 걱정하는 이유는 인체에 미치는 독성 때문이다. 미세플라스틱은 환경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표면에 흡착, 침출된 독성 화학물질과 부착된 인체 유해균들을 전이하고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인간의 체세포 및 조직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장 폐색을 유발하며 에너지 할당 감소, 성장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한 연구에서 동물플랑크톤에 대한 미세플라스틱의 만성독성을 평가한 결과, 생존율 감소, 성장 지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리고 어류의 소화기인 장 내강이 미세플라스틱으로 채워지면서 장 팽창도 확인됐고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개체는 체내 축적으로 활동성이 감소돼 이동거리와 속도도 감소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2016년 해양수산부가 실시한 전국 20개 연안의 평균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 결과, 1㎡당 6,670개 수준으로 검출됐다. 이 수치가 의미하는 오염 정도와 건강 영향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일단 우리 바다도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돼 있고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물론 아직은 전 세계적으로 해수의 미세플라스틱 기준은 없는 상태다. 그러나 앞으로 위해성평가를 진행해 위험하다면 해수 중 미세플라스틱 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오염수준에 따라 해역의 안전등급을 매겨 표시해야 한다. 해역별로 생산되는 해산물이나 소금의 판매 가능 여부까지도 연동시켜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해 불안감을 해소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상도 교수  - 현 중앙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  - 식품안전 전문가로써 식품안전 정책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조선Pub ‘하상도 교수의 안전한 식품’>, <식품음료신문 ‘하상도 칼럼’>을 연재하는 등 활발한 언론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식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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