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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한영신 교수의 ‘뇌 발달과 식사육아’] 스마트폰을 보면서 식사하는 아이의 뇌 발달

등록일
02.04
조회수
978

 

[한영신 교수의 ‘뇌 발달과 식사육아’] 스마트폰을 보면서 식사하는 아이의 뇌 발달



  1년 전 SBS 스페셜 “스마트폰 전쟁”을 보고 마음이 매우 심란했던 기억이 난다. 두 아들을 모두 대학에 보낸 나로서는 스마트폰 중독 문제라고 하면 당연히 중고등학생을 다룰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어린 유아들과 초등 저학년의 문제를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도 중고등학교 때 스마트폰 문제로 어지간히 갈등이 있었다. 우리아이들은 초등학교 때 스마트폰이 보편화 되었고,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고 있다가 다른 아이들이 거의 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을 때 쯤 내 아이들만 스마트폰이 없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에 결국은 스마트폰은 사주고 말았었다. 그리고 나는 아이들 중고등학교 때 스마트폰 문제로 어지간히 갈등을 겪어야만 했다. 


<그림 1. 스마트폰 하는 아이>

<그림 1. 스마트폰 하는 아이>


  방송에 나온 유아의 경우 똘똘하고 예쁜 아이였는데 스마트폰을 뺏으면 소리 지르고 물건을 던지며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돌변하였다. 또 다른 초등 저학년 남자아이는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보고 있어서 일상생활이 거의 되지 않았고, 아빠가 아이와 대화를 해보겠다고 등산을 하였는데 아이는 산에서도 스마트폰만 보고 있어서 대화는 실패로 끝났다. 그러면서 하는 아빠의 탄식 한마디 “누구라도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주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이렇게는 안 되지 않았을까요?!”가 오래도록 머리에 남는다.   


  유아기에 스마트폰 중독이 되었다면 아이는 언제 스마트폰에 노출되었을까? 만 12개월 이상∼6세 이하 영유아 자녀를 둔 602명의 부모대상으로 조사한 ‘영유아의 스마트 미디어 사용 실태 및 부모 인식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59.3%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을 하였고, 최초 사용시기가 만 1세가 45.1%, 만 2세 20.2%, 만 3세 15.1% 순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의 비율을 우리나라 아이들 전체로 단순 확대 해석해 본다면 아이들의 35%가 1세 때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림 2. 스마트 미디어 자녀 노출 이유 (출처: 세계일보. 육아정책연구소)>

<그림 2. 스마트 미디어 자녀 노출 이유 (출처: 세계일보. 육아정책연구소)>

 

  그렇다면 1세 된 아이가 스마트폰을 달라고 요구하였을까? 위의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대부분 부모가 먼저 아이의 손에 스마트폰을 쥐어주고 있다. 떼쓰고, 안 먹는다고 거부하고, 외식하러 나간 곳에서 울고, 일하는데 방해가 될 때 스마트폰은 아이를 달래는 좋은 보모가 되었을 것이다. 특히 1세 전후에는 호기심이 많아지고, 주장도 생기고, 돌아다니기 시작하기 때문에 20분 정도 되는 식사시간 동안 가만히 조용히 앉아서 먹게 하는 것이 힘든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은 집중안하고, 안 먹겠다고 하는 아이를 가만히 있게 하는 최고의 도구인 것이다. 


  우리는 스마트폰 하면 대부분 중독의 문제를 걱정하는데 실제로 스마트폰의 문제는 좀 더 근본적이고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제 그 근본적인 문제인 ‘식사시간에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아이의 뇌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그림 3. 시냅스 형성 및 제거>

<그림 3. 시냅스 형성 및 제거>

                       

  0-3세는 뇌 발달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뇌의 크기로 보면 4세에는 이미 성인의 수준에 도달해 있고, 지능을 결정하는 신경만 형성(시냅스 형성)도 3세까지 최고조에 이르고 이후에는 불필요한 신경망을 제거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뇌 발달에 있어서 신경망 형성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극에 의해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특히 3세까지는 각 뇌 영역을 골고루 발전시켜 기본 틀을 만드는 시기이기 때문에 반드시 균형된 자극이어야 한다. 뇌 영역을 살펴보면 오감영역인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영역, 표현 영역인 운동영역, 말하기 영역이 뇌에 골고루 펼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인간은 오감으로 자극받고, 움직이고, 말하는 일상적인 생활로 뇌가 골고루 자극받고 골고루 발달이 되도록 디자인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뇌 발달학자는 자연의 자극이 가장 균형된 자극이고 인간에게 가장 좋은 뇌 발달 자극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림 4. 연령에 따른 키, 몸무게, 뇌 크기 성장 수준>

<그림 4. 연령에 따른 키, 몸무게, 뇌 크기 성장 수준>


  자연에서 가장 다양한 자극은 음식과 음식을 먹으면서 일어나는 과정이다. 음식은 가장 다양한 향, 색, 형태, 맛, 촉감을 가지고 있으며, 먹을 때 청각적으로 자극을 하며, 아기는 먹는 동안 안전한 식품인지 고민을 해야 하고, 흘리지 않고 먹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시도와 실패를 겪어야 하며, 삼키다 기도로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열심히 씹고 조절을 잘해 삼켜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먹는 동안 일어나는 이러한 모든 과정은 영유아기 뇌 발달에 가장 중요하고 균형적인 자극이 된다. 


  이런 아이에게 밥 한 숟가락 더 먹이려고 스마트폰은 손에 쥐어준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며, 맛과 향과 질감을 음미하지 못하며, 그래서 음식에서 오는 자극을 탐색할 수 없으며, 남이 먹여주니 근육훈련을 할 수 없으며, 시도와 실패의 경험도 할 수 없다. 그런데 시각적으로는 매우 강한 자극이 들어오기 때문에 특정부분만 발달하게 된다. 역으로 말하면 다른 영역 발달이 덜 되는 것이다. 


<그림 5. 뇌 영역과 발달 특징(만 0~3세)>

<그림 5. 뇌 영역과 발달 특징(만 0~3세)>


  아이들의 뇌 발달을 다루었던 프로에서 영유아기 자극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보여주었던 예시를 살펴보자. 태어나면서 청각에 문제가 있는 아이에게 소리를 듣게 하는 판을 귀 안에 이식하였는데, 2살에 이식한 아이는 6살 경에 소리를 듣고 그 소리에 맞는 글자를 찾았는데, 10살에 이식한 아이는 소리를 듣고 전혀 엉뚱한 글자를 자신이 들은 글자라고 제시하는 것이었다. 즉, 늦게 소리라는 것을 듣게 된 아이는 소리와 소리에 해당되는 글자를 전혀 매치시키지 못하는 문제를 보였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발달이 되는 시기에 자극을 주지 않으면 그 영역은 다른 영역에 의해 점령을 당하게 되어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고, 그 영역 뿐 아니라 그 영역과 연결되어야 작동되어야할 다른 영역의 기능에도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뇌의 발달이 ‘기본적인 영역이 형성되며 기본기능을 할 수 있고, 기본을 기초로 서로 다른 영역과 연결되며 좀 더 고차원적인 능력이 생겨난다’는 원리를 생각하면, 자극 자체 뿐 아니라면 균형적인 자극, 영역의 연결을 만들 수 있는 자극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내 아이에게 편중되지 않는 균형된 자극, 스스로 생각하여 신경만이 연결될 수 있는 자극을 주어보자.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스스로 유튜브를 보면서 많은 것을 스스로 얻는다고 좋아하는 것을 보았다. 아이들을 키워보니 잠깐 지식을 더 얻는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조금 느리더라도 스스로 얻고 성취감을 얻어야 다음 또  노력해서 얻어가며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게 되고 후회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주변이 다 그런다고 해서 그것이 옳은 것이 아니다. 주변이 다 그렇다고 쫒아가다 다 같이 고민하고 갈등하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보았고, 주변이 다 그래도 옳지 않은 것은 하지 않고 소신 있게 키워 아이가 너무도 훌륭히 성장해 가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림 6.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매년 실시하는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그림 6.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매년 실시하는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최근에 나온 보고서가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유아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이 20%나 된다는 것이다. 중국 상해에서 3년, 지금은 미국에서 살면서 조금 더 객관적으로 우리나라를 바라보게 된다. 한국 사람이 참 똑똑하고 부지런하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고 ‘우리나라는 사람이 가장 큰 경쟁력이구나’를 깨닫는다.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는 것이 우리나라의 경쟁력인데 스마트폰의 강국에서 스마트폰의 폐해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나라가 되는 아닌가를 걱정하는 것은 지나친 노파심일까?






한영신 교수  - (주)뉴트리아이 대표, 고려대학교 보건과학연구소 연구교수   - ‘식품알레르기’와 ‘아토피피부염’을 주제로 다양한 연구 활동과 함께 방송 프로그램에 전문가로 참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안먹는 아이 잘먹는 아이>, <내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알레르기의 올바른 이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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