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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한영신 교수의 ‘기질과 맞춤식사육아’] 아이의 기질을 알면 아이가 보인다! 아이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등록일
12.01
조회수
643

  아이를 낳아 키우면 그 어떤 곳에서 배운 것보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것 같다. 결혼 전에는 인간은 외모나 성향이 다 비슷하게 태어나고 각기 다른 환경에 자라면서 달라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뱃속에서의 움직임부터 다르고 갓 태어나 울어대는 성량이 다른 두 아들을 키우면서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많이 다르구나’를 알게 된다. 큰 애는 뱃속에서 별 움직임이 없어서 태아는 원래 그렇게 뱃속에서는 잠만 자는 줄 알았다. 

그런데 둘째는 너무 많이 움직이고 발로 차대서 배가 당겨서 아플 때가 많았다. 큰 애는 불편해도 별로 울지 않아 낳고 한 달간 어려움이 없었는데, 둘째는 조금만 불편해도 크게 울어서 참 힘들게 산후조리를 했었다. 그렇게 순하기만 한 첫째가 크면서 고집이 너무 세져 나를 힘들게 했다. 보통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놀면 2시간 정도면 충분한데 큰아이는 4시간을 놀아야 만족했고, 누구나 가고 싶어 경쟁률 높은 유치원에 운 좋게 들어갔는데 마음에 안 드는 것 하나 때문에 안 간다고 버텨 결국은 다른 곳으로 옮겨야했다. 불편하거나 화가 나면 집이 떠나가게 울고 부산스럽던 둘째가 의외로 잘 설명하면 쉽게 생각을 돌렸다. 한 집에서 같은 부모에게 자라지만 참 많이 다르고 자기 태어난 성향대로 커가는 두 아들을 보아왔다. 


사진 1. 기질이 서로 다른 아이들

<사진 1. 기질이 서로 다른 아이들>


  이와 같이 사람은 자기만의 특성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기질’이라고 하며, 이렇게 타고난 기질은 평생 변하지 않는다. 동서양 모두 아주 오랜 전부터 인간의 타고난 특성을 분류했다. 우리나라는 태양, 태음, 소음, 소양 등 체질을 분류하였고, 서양은 기원전 히포크라테스의 고전적 기질론에 기초하여 다혈질, 담즙질, 점액질, 우울질 등의 4가지 분류가 존재했다. 동서양이 교류가 없었어도 사람을 관찰하는 사고방식은 참 비슷한 모양이다. 최근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질은 토마스와 체스가 제시한 9가지 기질이다. 토마스와 체스의 기질로 보면 나의 큰 아이는 반응강도는 낮고 지속성이 높은 아이이다. 불편함이 있어도 잘 표현하지 않으니 순하고, 지속성이 강하니 고집이 세다. 그런데 이 두 기질이 조합된 조용히 고집부리는 아이 키우기가 의외로 어렵다. 작은 아이는 감각이 예민하고, 반응강도가 높으며, 작은 자극에도 관심을 보이는 산만성의 아이이다. 예민하니 감지하는 것이 많고, 감지하는 것마다 관심을 보이니 엄청 산만했다. 둘 다 쉬운 기질의 아이가 아니어서 쉽지 않았던 양육의 시간이었다. 


생존을 위한 원시 감정 및 상태
기질 정의 기질적으로 까다로운 아이 특성
접근/회피 새로운 사람과 상황을
받아들이는 부분
  • - 새 옷이나 새장난감을 좋아하지 않음
  • - 낯선 잠자리에서 잠들기 어려움
  • - 새로운 맛과 질감의 음식을 거부
감각 민감도 반응(빛, 접촉, 맛, 냄새, 소리 등)을
일으키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자극이 요구되는가를 의미
  • - 옷 라벨을 불편해해서 떼어주어야 함
  • - 쉽게 잘 놀래고 작은 소리에도 쉽게 깸
  • - 시도해보지 않은 맛과 질감상의 차이를 쉽게 알아차림
  • - 먹기 싫어하는 음식을 좋아하는 음식으로 가장해 주려고 해도 도무지 넘어가지 않음
반응강도 외부의 자극에 대해
대응 하는 반응의 정도
  • - 큰 소리로 울고 웃음
  • -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서는 야단스럽게 표현
  • - 싫어하는 음식은 강하게 거부
지속성 (주로 좋아하는 것에 대해)
중단하지 않고 활동을
지속하려는 의지
  • - 원하는 것을 지속하는 시간이 길고,
    하고 싶은 것을 계속하려고 고집을 부림
규칙성 배고픔, 수면, 배설과 같은
생물학적 주기의 예측 가능 정도를 의미
  • - 불규칙적임
활동수준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많이 움직이는가를 나타내는 것
  • - 계속 움직임, 혼자 기저귀를 채우기 어려움
  • - 5살 경에는 식사 시 5분 정도를 앉아 있기가 힘들 정도
산만성 별 관계가 없는 자극에 의해
쉽게 행동이 변경되거나
방해받는가를 의미
  • - 외부의 자극에 쉽게 반응함
  • - 식사 시 주변 환경에 따라 쉽게 영향을 받음
정서의 질 전반적인 기분 및 정서
  • - 대체로 무겁고 심각함
  • - 자주 뿌루퉁해짐
  • - 식사시간이 대체로 즐거운 경험이 아님
적응성 새로운 또는 바뀐 상황에 대한
아이의 반응이 원하는 방향으로
얼마나 쉽게 수정되는가를 의미
  • - 새로운 상황에 적응시키는 것이 매우 힘듦
  • - 어떤 음식은 절대로 시도조차 안 하려고 하고 싫어함

<표 1. 토마스와 체스의 기질요인>


  어떤 기질을 가지고 타고났느냐에 따라 키우는 것이 쉬운 아이들이 있고 어려운 아이들이 있다. 기질적 요소가 강해서 키우기 어려운 아이들을 까다로운 기질을 갖고 태어났다고 한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들은 생활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어려운 모습을 보인다. 까다로운 기질로 가장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식사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새로운 음식을 먹으려 하지 않는다. 활동수준이 높고 주변에 관심이 많아 산만하게 보이는 아이는 식사시간에 잠시 앉아 있으려 하지 않으니, 돌아다니는 아이를 쫓아다니며 먹여야 한다. 감각이 민감한 아이는 이 맛이 싫고, 저 맛이 싫고, 조금이라도 먹이려고 작게 잘라 숨겨서 주면 바로 알아차리고 먹지 않는다. 그러면 까다로움으로 먹는 것이 힘든 부모들이 얼마나 될까? 서울시 부모 약 8,000명에게 물어보니 22.2%가 아이 먹는 것이 까다롭다고 답하였고, 경상북도지역 어린이 약 1,000명의 식행동 검사 (DBT: Dietary Behavior Test)를 살펴보니 새로운 음식을 먹기 어려워하는 아이 26%, 감각이 예민한 아이 28%, 식사동안 돌아다니는 아이 22%, 식사가 불규칙한 아이 25%로 나타났다. 생각보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식사하는 동안 보이는 행동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결과이다. 하루 3끼 매일 먹는 식사 시간마다 아이와 갈등한다는 것을 겪어보지 않은 부모는 이러한 어려움을 이해를 하기 힘들다. 


<그래프 1. 경상북도 지역 유아 1,000명 DBT 조사: 식사동안 보이는 행동적 특성 />

<그래프 1. 경상북도 지역 유아 1,000명 DBT 조사: 식사동안 보이는 행동적 특성>


  아이를 키우면서 기질을 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부모가 흔히 하는 실수는 내 아이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른 아이와 비교를 하는 것이다. 타고나길 다르게 나왔는데 다른 아이와 비교를 하고 변화되길 바라니 아이나 부모 모두 힘든 일이다. 설령 기질을 안다고 해도 아이를 있는 대로 받아들이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제 내 아이의 기질을 관찰하고,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식사 중의 갈등을 줄이고 먹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기질에 따른 맞춤식사육아’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한영신 교수  - 현) ㈜뉴트리아이 대표, 전)삼성서울병원 소아영양 전문연구원 , 전)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연구교수   - ‘식품알레르기’와 ‘아토피피부염’을 주제로 다양한 연구 활동과 함께 방송 프로그램에 전문가로 참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안먹는 아이 잘먹는 아이 />, <내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알레르기의 올바른 이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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