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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노봉수 교수의 ‘맛의 비밀'] 미각상실과 코로나 증세

등록일
12.15
조회수
551

    맛을 처음으로 느끼게 되는 혓바닥의 미각수용체에서 섭취한 식품 속의 화학성분물질에 의해 활성화가 되면 다른 신체 부위의 뉴런과 마찬가지로 막전위(membrane potential)가 변한다. 뉴런은 전기를 발생시켜 다른 세포에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계의 단위로 핵이 있는 신경세포체, 다른 뉴런으로부터 신호를 받는 수상돌기, 다른 뉴런에 신호를 주는 축색돌기로 구성돼 있다. 수상돌기의 표면에는 다른 신경세포와 형성한 수많은 시냅스가 존재한다. 마치 안테나와 같이, 수상돌기는 시냅스를 통해 받은 신경입력을 종합하여 전기화학적 신호를 세포체로 전달한다. 신경세포체에서는 이렇게 전달된 전기화학적 신호의 세기에 따라 활동전위를 생성하여 축색돌기를 통해 다른 신경세포로 전달한다. 수상돌기 표면에 돌출된 돌기인 수상돌기 가시는 흥분성 시냅스(Excitatory synapse)의 시냅스후(Post synapse)로 기능을 하는데 신경세포에 존재하는 수상돌기 가시의 개수 및 크기와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그에 따라, 신경세포의 발달과정과 개별 시냅스의 활성 정도에 따라 변화한다. 수상돌기 가시 표면에는 시냅스후의 기능에 필요한 다양한 신경전달물질 수용체(Neurotransmitter receptor)가 위치하고 있다.  

    미각수용체에서 활성화되면서 막전위가 변화하는데 이 전압의 변화를 수용체 전위(receptor potential)라고 하며 수용체 전위가 충분히 클 경우에 활동전위(action potential)가 일어나며 수용체 막의 전압개폐성 칼슘 채널(voltage-gated calcium channel)을 열게 된다. 이 채널이 열리면 칼슘이온이 세포내로 들어와 미각수용체 세포에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일어나게 된다. 이 신경전달물질은 뉴런에서 다른 뉴런으로 화학적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분비되는 물질로서 시냅스후 감각뉴런의 축색(뉴런의 세포체에서 길게 뻗어 나온 가지)을 흥분시켜 활동전위를 발생하게 만드는데 이런 방식으로 미각신호가 뇌간(brain stem)까지 전달된다. 

신경세포체와 수상돌기의 화학적 시냅스 - 소낭, 신경전달물질, 시냅스 틈, 수용체

<그림 1. 뉴런-시냅스 신호전달과정>


    미각수용기세포의 90% 이상은 두 가지 또는 그 이상의 기본 맛(basic taste)에 반응하는데, 이는 미각의 전달 과정에서 맛을 처음 감지하는 세포가 맛을 느끼게 하는 화학물질에 대해 비선택성(unselectivity)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 다른 미각수용기세포들은 오직 하나의 기본 맛(basic taste)에 반응하는 미각수용기세포도 있다. 이렇게 미각수용기세포마다 자극을 받을 수 있는 화학물질에 차이가 나는 것은 세포마다 가지고 있는 독특한 변환(transduction)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어서다. 

    이와 같은 맛의 지각 메커니즘을 이용하여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고도 맛을 느낄 수는 없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활동 전위에 해당하는 전기적인 신호의 변화를 이용하여 신경전달물질이 이동을 이동하도록 유도한다면 전혀 다른 새로운 맛을 느끼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런던 대학교 아드리안 처크 교수는 전혀 짠맛 성분이 함유되어 있지 않은 음식물을 특수 제작된 전기 숟가락을 이용하여 입에 넣으면 숟가락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전기적인 신호가 선택적으로 전달되어 짠맛을 느끼게 하는, 다시 말하면 신경라인을 자극, 유도함으로써 식품의 짠맛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바 있다. 이러한 시도는 나트륨이 함유량이 높아 짠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되는 특수 환자들의 입맛을 돋우어 주면서 체내 나트륨이온의 양을 조절해 주는 효과를 가져 올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가 먹는 약물 중에서도 이런 활동전위가 발생하는 메커니즘에 영향을 주어 오히려 맛을 못 느끼게 만들거나 혹은 아주 예민하게 감각기능을 발휘할 수도 있다. 흔히 맛을 제대로 못 느낀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영구적으로 퇴화되는 경우도 있다. 미각을 완전히 소실한 것은 아니지만 일시적인 현상으로 정상적일 때보다 어느 정도 기능이 떨어진 경우는 미각 감퇴라고 하며 정상적인 사람보다도 아주 예민해진 경우는 미각 과민이라고 하며 많은 사람들은 단맛이라고 느끼는데 혼자서 쓴맛으로 느낀다든가 하면 정상인의 경우와는 달라 이상 미각으로 분류한다. 

<사진 1. 섭취한 식품의 화학성분물질에 따라 다양한 맛을 느낌>

<사진 1. 섭취한 식품의 화학성분물질에 따라 다양한 맛을 느낌>


   근자에 종영한 TV 드라마(초콜릿) 뿐만 아니라 과거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대장금’에서도 장금이가 미각을 잃어버려 수랏간에서 떠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상황까지 간 것이 있다. 이처럼 어떤 질병을 앓고 나거나 머리에 큰 충격을 받거나 복용한 음식물이나 약물에 의하여 맛을 전혀 못 느끼는 일들이 펼쳐질 수가 있다. 감기에 걸려 며칠 고생하고 약을 복용해도 낫지 않는 경우 입맛이 떨어지는 경험을 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이 또한 미각의 기능이 일시적으로 상실된 표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뇌에 악성 종양이 생기거나 그로 인해 방사선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은 경우나 X-ray에 노출되면 부분적으로 맛을 감지하는 데에 영향을 받을 수가 있다. 또 영양실조로 미각을 잃을 수 있는데 충분한 영양공급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맛을 감지한 미각수용체가 뇌로 전기적인 신호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글루콘산아연이나 비타민 A를 보충하게 되면 미각 상실의 증세가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도 있다. 영양성분 뿐만 아니라 항류마티스 약이나 항암제, 고혈압약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당뇨병이나 갑상샘 기능저하증 등 내분비 장애 때문으로도 발생할 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도 미각이 점차 떨어지기도 한다. 

   영양성분이나 약물 등은 체내에서의 활동전위의 변화를 유발하여 신경전달물질을 이동시키는데 영향을 미쳐 결국 감정을 통해 나타나는 즐거움이나 쾌락을 못 느끼게 만들게 하고 또한 더욱 많이 느끼게도 할 수 있다. 

   잠시나마 미각감퇴가 발생한 경우 이는 보통 후각 기능이 상실되면서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각을 잃어버리는 것은 후각 기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데 항암제와 같은 특정 약품을 복용하는 경우 후각기능과는 관계없이 미각기능이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미각이 감퇴는 경우와는 달리 앓게 되는 여러 질병을 극복하기 위해 복용하는 약물에 의해서도 내분비 장애가 일어날 수가 있어 미각 기능이 떨어질 수가 있다. 이런 경우 약을 교체함으로 개선되는 경우도 있다. 

   음식을 씹으면서 음식물로부터 나오는 향기 성분은 목구멍의 지붕에 해당하는 부위를 통해 특별한 통로를 거치게 된다. 이때 후각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후각과 미각은 서로 상호적인 영향을 미친다.

   신생아들의 경우 미각을 감지하는 미각수용체의 맛봉오리가 입 안 전체에 돋아 있어 입천장을 비롯하여, 목구멍, 혓바닥은 물론 혀의 옆면에도 미각수용체가 있다. 그런 연유로 아기들은 아무 맛을 느끼기 어려운 밍밍한 분유의 맛도 몇 배로 맛있게 느낄 수가 있다. 모유에 함유된 유당의 경우 단당류나 이당류 중에서는 단맛이 가장 낮은 편이다. 설탕의 단맛을 100으로 보면 유당의 단맛은 20~25정도 상대적인 단맛이 매우 낮아 보통 약을 제조할 때 증량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일반인들의 경우 맛이 밍밍하게 느낀다. 아기가 이것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수많은 맛봉오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풍부하게 많은 맛봉오리도 열 살이 될 무렵이 되면 점차 사라지고, 그 이후에는 소멸과 생성을 반복하지만 중년이 되면서 아예 둔감해져 버려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훨씬 많은 양의 물질이 필요하다. 그래서 할머니들은 많은 양의 소금을 첨가하며 음식을 짜게 만드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전에는 음식을 참 잘 만들어 주시던 어머님께서 연세가 아흔이 넘어들면서 예전 같은 요리 솜씨를 보여주지 못하시고 음식도 점차 짜게 만드시는 것을 보면 자연적으로 미각 기능이 퇴화되어 이런 경우 미각 상실의 상태로 회복하기는 불가능할 듯하다. 나이가 들면 냄새를 맡는 것도 점차 희미해진다. 사람이 노화가 되면서 후각 기능이 상실되기 시작하는데 80세가 넘으면 건강하였던 사람들도 3/4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냄새를 제대로 맡지 못한다. 노년층이라고 말할 수 있는 65~80세에 해당하는 사람 절반이 심각한 후각상실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 나이에 들어서면 음식을 ‘맛있게’ 먹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맛을 느끼는데 있어서 미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후각의 역할도 무시할 수가 없다. 

<그림 2. 미각 상실>

<그림 2. 미각 상실>


   최근 코로나 19가 확산되면서 확진자들의 추세가 끊이질 않고 있는데 확진자들 중에는 소고기를 구우면 휘발유 냄새를 호소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하는데 실제 미각과 후각을 일시적으로 상실한다고 한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이 2020년 초 후각 상실을 경험한 59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항체 검사를 진행하였더니 약 80%에서 항체가 검출됐다. 이 중 40%는 후각 상실 외 다른 증상은 없었다고 한다. 코로나19 환자들 모두가 후각과 미각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 경우 일단 코로나 19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아야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후각이나 미각 상실이 코로나바이러스 증상 중에 하나일수도 있을 것이라는 증거들이 많이 모아져서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의료학회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2020년 5월 중순부터는 코로나 공식 증상 목록에 추가된 바 있다. 현재 영국에선 후각이나 미각이 상실되는 경우 자가 격리에 들어간 다음 확진 여부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19 치료를 위해 사용한 약물로 인하여 완치 후에 미각의 상실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미각의 상실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발생이 될 수가 있다. 이런 미각상실은 후각상실에 비하여 회복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인데 음식에다 첨가제를 사용하여 음식 맛의 풍미를 높여주거나 하면 미각상실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하며 전문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일어난 후각상실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 중에는 후각상실 증상이 코로나19 완치 후 2주 이상 지속되면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후각훈련(olfactory training)을 추천하고 있다. 이 방법은 레몬, 장미, 정향, 유칼립투스 등 대표적인 취기물질의 향을 최소 3개월 동안 1일 최소 2번 20초씩 맡는 것을 반복하라고 한다. 반복적으로 향기물질을 접하면서 후각기능이 활성화되도록 유도하는 방법인데 후각상실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감각을 증가시키는 데 효과적이며 우선 가격이 저렴하면서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가 맡게 되는 냄새들 중에는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있다. 이를테면 레몬 향은 우리 자신이 건강해진 것 같은 인식을 하게 되고 라벤더 향은 기분을 즐겁게 해준다. 또 유칼립투스 향은 정신을 맑게 해주는 특성이 있다. 이런 효과를 환자들에게 적용하면 한결 기분이 좋아지고 힐링 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가 있어 아로마테라피(aromatherapy)에 많이 적용되어 왔던 것이다. 기분 전환을 위한 향이 미각의 회복을 위해서도 일익을 담당하는 것이다. 후각을 느끼는 후각 감각수용체에 대한 자극이 미각의 신경전달물질의 이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미각의 회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로 많은 사람들에게 후가기능에 불편함과 더불어 우울증까지도 유발한다는 보고도 있는데 아로마 테라피 방법을 통해 힐링이 되고 하루 빨리 정상적인 활동을 하게 되기를 기원한다. 어느 작가의 말에 많은 동감을 느낀다. “'맛 없는 삶'은 어쩌면 질병보다 더 큰 우울감을 줄지도 모른다.”




노봉수 교수  - 현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맛의 비밀’ 저자  - 식품 관련 저서 활동, 언론 기고, 학술 연구 등 한국 식품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동시에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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