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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의 본향, 베이징과 산둥 엔타이

등록일
05.26
조회수
311

짜장면은 한국식 중국 음식의 대표 선수다. 짜장면은 베이징과 산둥성 (山東省), 그중에서 주로 옌타이가 본향이다. 


베이징의 자쟝몐

베이징의 자쟝몐 (炸酱面)은 서민들이 여름과 겨울에 즐겨먹는 독특한 면요리이다. 여름에는 면을 삶아 찬물에 식혀 시원한 자쟝몐을 먹는다 (过水儿面 방식). 겨울에는 끓인 면에 장과 고명을 얹어 먹는다 (锅挑儿 방식). 베이징의 토박이들은 찬물에 씻지 않은 겨울 자쟝몐을 전통식으로 여긴다. 산둥의 자쟝몐과 베이징의 자쟝몐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는 면에 얹는 몐장 (面酱)에서 갈린다. 


베이징 짜장면 기름에 볶은 황장과 몐

<사진 1. 베이징 짜장면 기름에 볶은 황장과 몐>

베이징의 면장은 주로 황장 (黃酱)을 이용한다. 콩을 모양 그대로 발효시킨 황장은 우리의 된장과 거의 같은 형태와 맛을 낸다. 여기에 밀가루로 발효시킨 티엔몐장 (甜面酱)을 3대 1의 비율로 넣는 게 전통 방식이다. 티엔몐장은 줄여서 티엔장으로도 부른다. 티엔장은 중국 요리에서 단 맛을 내는데 많이 사용되는 장으로 밀가루로 만드는 검은 장이다. 베이징덕을 먹을 때 사용되는 장이 바로 티엔몐장이다. 반면에 산둥은 콩을 갈아 약간의 밀과 함께 숙성시킨 몐장을 기본으로 한다. 

 

베이징 짜장면 라오베이징자쟝몐

<사진 2. 베이징 짜장면 라오베이징자쟝몐>

베이징에 있는 라오베이징자쟝몐 (老北京炸酱面大王)을 찾았다. 자쟝몐의 면발은 하얗고 두텁다. 자쟝몐 (炸酱面)의 자 (炸)는 기름에 장을 볶은 것이다. 다량의 기름에 두른 볶은 황갈색의 장이 한 그릇 나오고 그 옆으로 8가지의 넘는 차이마 (菜码)라고 부르는 작은 접시들이 주렁주렁 딸려오는데 채 썬 오이, 무, 당근, 푸른 콩, 숙주나물, 다진 파 등이 담겨 있다. 이것을 면 위에 장과 야채를 넣고 비벼 먹으면 황장의 특징인 짠맛이 먼저 우러난다. 그러나 이내 야채의 신선함과 아삭함이 그 맛을 가린다. 그리고 장맛 특유의 고소함이 밀가루와 소금으로만 간을 순수한 면과 어울려 더욱 진해진다. 단맛이 강한 한국식 묽은 카라멜 짜장면을 먹어온 사람들은 얼굴을 찌푸렸지만 가만가만 먹다 보면 은근한 깊은 맛이 사람의 입과 뇌를 편하게 한다. 자쟝몐의 짠맛 때문에 베이징에는 '자쟝몐 한 그릇에 물이 석잔'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야채와 장과 면의 균형이 느껴지는 베이징의 자쟝몐이다. 

베이징 짜장면 차이마와 몐과 장

<사진 3. 베이징 짜장면 차이마와 몐과 장>

베이징 짜장면 차이마와 장을 얹은 것

<사진 4. 베이징 짜장면 차이마와 장을 얹은 것>


옌타이의 자장미엔

옌타이 (烟台)시 종합 버스터미널 주변에는 밤이면 노점 식당들이 활기를 찾는다. 주로 파는 메뉴는 꼬치구이와 자쟝몐 (炸酱面), 차오멘 (炒面)을 비롯한 면이다. 옌타이의 식당에도 자쟝몐은 일반적인 메뉴다. 면을 취급하는 식당에서는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저녁 노점에서 파는 자쟝몐은 한 끼 식사이자 간식이다. 가격이 우리 돈으로 1000원 정도다. 면 위에 볶은 면장과 오이 같은 간단한 야채만을 올려주는 간편식이다. 우리나라의 짜장면에 비해 짠맛이 강하고 뻑뻑하다. 끼니를 때우는 용도다. 옌타이의 자쟝몐은 집에서 즐겨 먹던 음식이었다. 한국처럼 중국인들도 예전에는 집마다 된장을 담궜다. 면이나 만두 같은 밀가루 음식을 주식으로 하는 산둥 사람들에게 자쟝몐은 일상의 음식이었다. 


연태 외곽에 있는 푸산대랑면관 (福山大娘面馆)은 일반적인 식당이 아니다. 한 개의 테이블만을 운영하면서 예약제로 운영하는 고급 식당이다. 하지만 연태 시내에 있는 지점에서는 일반인들도 루차이와 푸산따면 같은 다양한 산둥식 면을 먹을 수 있다. 이곳에서 옌타이식 고급 자쟝몐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여기서 만든 자쟝몐은 한국식 짜장면과 흡사하게 물 전분을 마지막에 처리해 걸죽하다. 항정살을 이용해서 돼지 기름을 뽑아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일반적으로 기름을 뽑을 때는 오겹살인 우화루 (五花肉)를 사용한다. 요리사의 설명에 의하면 중국의 자쟝몐은 이런 습식 (濕式) 방식과 거리에서 먹는 건식 (乾式) 방식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한다. 


옌타이 시내에는 한국식 짜장면을 파는 식당들도 있다. 원래는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작했지만 현지의 젊은이들도 걸죽하고 달달한 한국식 짜장면을 즐겨먹는다. 

산둥지역에서는 자쟝몐에 몐장 (面酱)을 주로 사용한다. 원래 몐장은 위하이 (威海)에서 만들어 황제에게 진상한 명품 장이었다. 산둥 사람들은 몐장은 날로 대파에 찍어 먹는다. 그래서 총장 (蔥酱)으로 불렀는데 한국의 화교들이 이것을 춘장으로 발음하면서 한국의 춘장 (春醬)이란 말이 생겼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몐장은 콩 70%와 밀가루 30%를 섞은 만든다. 몐장은 10월에서 5월까지만 만든다. 균의 활동이 활발한 여름에는 몐장을 만들기가 어렵다. 콩을 으깨고 밀가루를 소금과 섞어서 6개월 정도 숙성하면 몐장이 완성된다. 처음에는 표면은 검고 속은 붉은 상태를 띄지만 완성되면 갈색이 된다. 좋은 몐장은 향이 길고 감칠맛이 많이 나고 짜야 한다. 몐장은 자쟝몐용으로도 사용되지만 일반 요리의 조미료로도 자주 이용된다. 몐장을 넣을 때는 간장이나 소금을 넣지 않는 것이 산둥식 조리법이다. 그래서 짠 맛과 감칠맛이 강하게 난다. 

베이징이나 산둥의 자장몐은 원초적이다. 짜고 감칠맛이 강하고 단맛이 없다. 신선한 다양한 야채를 사용하는 탓에 뒷맛이 개운하다. 베이징의 스님들도 고기 대신에 싼구리우얼 (三菇六耳)이라는 마른 나물, 건과류 등을 포함하는 버섯을 중심으로 한 식물건조물을 넣은 자장몐을 즐겨 먹는다.




박정배 음식칼럼니스트   - 푸디즈 대표, 도서출판 미컴 대표, 인디컴 경영 기획실장, 다큐 서울 방송 프로듀서  - 조선일보 <박정배의 한식의 탄생>, 중앙일보 <박정배의 시사음식> 등 연재  - KBS1 <밥상의 전설>, SBS Plus <중화대반점> , MBC 라디오 <건강한 아침>  등  출연  - 주요 저서:  <음식강산1, 2,3>,  <한식의 탄생>,  <푸드 인더 시티>,  <3000원으로 외식 즐기기>, <일본 겨울 여행>, <500엔으로 즐기는 맛있는 도쿄>, <사케입문> 등 다수  - 한국, 북한, 일본, 중국 등 동북아 음식 문화의 역사와 기원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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