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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식객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맛, 들기름 막국수 '고기리막국수'

등록일
06.09
조회수
263

막국수는 여름을 대표하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높다. 요즘 식객들에게 최고로 맛있는 막국수를 꼽으라고 하면 십중팔구는 경기도 용인시 고기리에 위치한 ‘고기리막국수’의 들기름막국수를 꼽는다. 툭툭 끊기는 투박한 메밀 면에 고소한 들기름을 넣고 버무려 김가루와 깨가루를 듬뿍 올린 들기름 막국수의 마력 때문이다. 세상 어디에도 없었던 메뉴인 들기름막국수 하나로 시골 마을에 자동차 행렬이 이어지고 사시사철 대기 고객 줄이 이어져 최소 1시간 이상 기다림을 감수하고 방문해야 하는 곳이다. 

<사진 1. 외할머니댁에 온 것 같은 분위기의 깔끔한 단층 한옥 건물의 외관>

<사진 1. 외할머니댁에 온 것 같은 분위기의 깔끔한 단층 한옥 건물의 외관>

<사진 2. 위생과 청결을 최우선으로 하는 오픈주방>

<사진 2. 위생과 청결을 최우선으로 하는 오픈주방>


메뉴판에는 없는 들기름 막국수의 탄생

<사진 3. 들기름으로 비빈 막국수 위에 깻가루와 김가루를 듬뿍 올려낸 들기름 막국수는 절반은 비빔으로 먹고, 절반은 육수를 부어 먹으면 된다.>

<사진 3. 들기름으로 비빈 막국수 위에 깻가루와 김가루를 듬뿍 올려낸 들기름 막국수는 절반은 비빔으로 먹고, 절반은 육수를 부어 먹으면 된다.>


들기름 막국수는 사실 메뉴판에는 없는 메뉴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곳의 숨겨진 시그니처다. 메뉴판에 들기름 막국수가 없는 이유는 원래 판매를 위해 개발한 메뉴가 아니라 이곳 주인 내외의 막국수 사랑에서 비롯된 파생 메뉴이기 때문이다. 워낙 막국수를 좋아했던 부부는 매장 오픈 전100여 곳이 넘는 막국수 집에 벤치마킹을 다녔는데, 대부분 진한 양념 때문에 메밀면 자체의 향과 맛이 가려져 있었다. 그러던 중 어렸을 적 할머니가 간장과 들기름만 넣어 비벼 주셨던 국수 생각이 났다. 메밀 향이 가득한 메밀면에 양조간장과 신선한 들기름을 넣고 바싹하게 구워 잘게 부순 향긋한 광천 김과 갓 볶아 빻은 고소한 향의 들깨가루를 듬뿍 올려 먹기 시작했다. 

맛은 상상 이상으로 좋았지만 기존 막국수에 대한 고정관념과는 거리가 멀어 정식 메뉴로 올리지 않고 가끔씩 직원들과 함께 즐겼다. 부부가 매장에서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을 본 단골들은 그 메뉴가 뭐냐며 궁금해했다. 주인 내외는 ‘매장에서 식구들이 먹는 건데 한 번 드셔 보시라’하고 건넸는데 이를 맛본 단골들이 정식 메뉴로 출시해 달라는 잇달아 요청했다. 이에 부부는 정식으로 올리긴 그렇고 아름아름 요청하는 단골들에게 판매를 시작한 것이 오늘날 이곳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매김했다. 

들기름 막국수는 먹는 방식도 남다르다. 미리 비벼서 내기 때문에 섞지 말고 절반 또는 2/3정도를 먹은 후 육수를 자박하게 부어 먹으면 또다른 맛의 막국수를 즐길 수 있다. 


알고 먹으면 두 배로 즐길 수 있는 막국수

<사진 4. 고기리막국수에서 먹을 수 있는 전체 메뉴. 단출하지만 전문성과 자신감이 느껴진다.>

<사진 4. 고기리막국수에서 먹을 수 있는 전체 메뉴. 단출하지만 전문성과 자신감이 느껴진다.>


고기리막국수의 메뉴를 제대로 즐기려면 약간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곳은 메뉴가 비빔막국수 한가지다. 여기에 어린이국수와 수육이 있다. 하지만 이곳 단골들은 무조건 들기름 막국수와 수육부터 주문한다. 1인 1막국수를 주문하면 추가 사리(4000원)로 새로운 메뉴 한 그릇을 온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들기름 막국수를 주문하면 추가 사리로 비빔막국수 또는 물막국수를 주문할 수가 있다. 그러나 비빔막국수나 물막국수를 주문한 후 추가 사리로 들기름막국수를 주문할 수는 없다. 오픈 당시에는 당연히 비빔막국수의 인기가 높았지만 현재는 들기름 막국수 주문 비율이 약 60%에 달할 정도다.

이처럼 들기름 막국수의 인기가 현저히 높지만 여전히 메뉴판에 정식 메뉴로 등재하지 않는 것은 이곳 단골 고객에 대한 배려이자 감사의 마음 때문이다. 이곳 김윤정 대표는 “교통도 불편하고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오늘날이 있기까지 단골고객들의 도움이 컸다. 단골고객이 새로운 고객을 모시고 와서 ‘주인이 먹던 것인데 친한 손님들에게 권하던 메뉴였다’며 스토리텔링 할 수 있는 즐거움을 주는 것 또한 단골 고객에 대한 배려이자 직접적인 마케팅 이상의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밝혔다. 


매콤 달콤한 비빔막국수에 수육 한 점 올려 막걸리 한 사발

<사진 5. 비빔막국수와 수육의 조화>

<사진 5. 비빔막국수와 수육의 조화>


유일한 사이드 메뉴인 수육은 촉촉하고 부드럽고 냄새가 전혀 없는데 맛의 비밀은 국내산 돼지고기 사태살을 하루에도 여러 차례 자주 삶아 내는 것이다. 이곳 단골들은 매콤 달콤한 비빔막국수에 윤기가 흐르고 쫄깃한 돼지고기 수육 한 점 올려 막걸리 한 잔 곁들이는 맛에 자꾸 방문하게 된다고 한다.

비빔막국수도 다양하게 변주해서 즐길 수 있다. 먼저 단단히 똬리를 튼 사리 위에 올려진 고명과 양념장을 젓가락으로 툭 쳐서 그릇 아래로 떨어뜨린 후 자작한 육수에 양념장을 잘 풀고 면과 잘 비벼서 입안 가득 면을 넣고 꼭꼭 씹으면 메일의 향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비빔막국수도 절반 정도 먹은 후 육수를 부어 물막국수처럼 먹으면 또 다른 맛으로 즐길 수 있다. 육수는 소의 목뼈와 등뼈, 살코기를 넣고 다시마, 양파, 마늘, 생강, 무, 구운 대파 등을 넣어 국물을 내 맛이 진하면서도 깔끔하다.

막국수와 조화를 이루는 김치는 양념을 너무 많이 한 배추 겉절이가 아닌 반지 김치를 낸다. 반지 김치는 산미와 개운한 맛을 내는 발효가 핵심으로 소비량이 많아 직접 김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들의 판매 요청이 많아져 방문 고객에 한 해 포장판매하고 있다. 


도정한 지 일주일 이내 통메밀 수시로 빻아 면 제조

<사진 6. 100% 순메밀을 수시로 도정하고 빻아 50인분 단위로 반죽해 국수틀로 내린 메밀면은 차가운 지하수에 씻어 쫄깃함이 살아 있다>

<사진 6. 100% 순메밀을 수시로 도정하고 빻아 50인분 단위로 반죽해 국수틀로 내린 메밀면은 차가운 지하수에 씻어 쫄깃함이 살아 있다>


2012년 5월, 한옥을 개조해 문을 연 고기리막국수는 지난해 12월 21일 새 집을 지어 옮겼다. 넓은 주차장과 쾌적한 실내환경을 갖춘 새 업장 또한 좌석수를 많이 늘리기보다는 외할머니댁에 온 것 같은 편안한 분위기의 한옥이다. 

테이블에 앉으면 가장 먼저 따뜻한 면수를 내준다. 면수로 목을 축이고 나면 주문한 막국수와 함께 육수 주전자와 반지 김치가 나온다. 심플한 상차림이지만 맛은 더할 나위없이 풍요롭다. 도정한 지 일주일 이내 통메밀을 하루에도 여러차례 빻아 메밀가루의 향과 맛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다. 또 반죽은 한 번에 50인분 단위로 하는데, 일평균 1000그릇 기준으로 잡을 경우 하루 20번 반죽하는 셈이다. 메밀은 오로지 물로만 반죽하고 주문 즉시 국수 틀에 내려서 차가운 지하수에 씻어 100% 메밀면이지만 면의 식감이 탱탱하게 살아있다. 

이곳 유수창 ·김윤정 대표 부부에 따르면 메밀국수는 햇메밀이 나오고 100일 동안이 가장 맛있는 시기여서 가을에 수확한 햇메밀은 겨울에 가장 신선하고 맛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름하면 막국수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본격적인 더위를 앞두고 고기리로 막국수 맛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육주희 편집장/국장   - 현 외식산업 종합경영정보지 [월간식당] 편집장 및 [식품외식경제신문] 국장  - 1989년 기자생활을 시작으로 현재 국내 외식시장의 대표 미디어인 한국외식정보㈜의 외식산업 종합경영정보지 데스크를 총괄하고 있으며, 삼성 SERI CEO 강의 진행 등 국내외 외식시장의 정보와 트렌드를 전달하는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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